사회
위근우, 사유리 '슈돌' 반대 청원에 "X같은 소리" [전문]
입력 2021-03-30 10:12  | 수정 2021-03-30 10:18
사진=국민청원, 사유리 인스타그램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위근우가 방송인 사유리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반대 청원에 대해 일침을 가했습니다.

어제(29일) 위근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유리의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출연 반대 청원 기사 캡처 이미지를 게재했습니다. 이와 함께 "사유리 씨 '슈돌' 출연 반대 청원 내용이 아이에 대한 걱정은 커녕 비혼 출산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청와대 국민청원이 약자들의 신문고라기보단 그 반대로 소수자 혐오, 여성 혐오, 약자 혐오의 장이 되는 경우를 보았다"며 "개인의 '의견'과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는 차별 혐오 표현은 구분해야 한다. 청와대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비혼모라는 이유로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고 그런 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게 차별금지법"이라며 "이 정권도 이제 겨우 1년 남았는데 대체 언제 차별금지법을 볼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위근우는 "대체 언제까지 X같은 소리를 X같은 소리니까 닥치게 해야 한다는 걸 설명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하느냐"고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사유리는 자발적인 비혼모 출산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 그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비혼을 부추긴다' 등 이유로 출연 반대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및 KBS시청자권익센터에 청원 글을 올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하 위근우 인스타그램 글 전문

사유리 씨의 '슈돌'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고 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이랬어요. '그래, 너무 어리고 본인 뜻을 주장하기 어려운 아이를 어른들 결정만으로 방송에 내보내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지. 지금은 매스컴을 타며 관심을 받는 것보단 그냥 어머니와의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좋겠지. 그런데 그걸 청원으로 해결하는 게 맞는 걸까?' 그런데 청원 내용이 아이에 대한 걱정은커녕 비혼 출산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이라는 걸 알게 된 거예요. 내가 여전히 순진하다는 걸 깨달았죠.

얼마 전 웹툰 '신도림' 댓글 문제를 이야기하며 네이버웹툰 베댓이 작품에 대한 악플 유무를 떠나 그냥 작품과 상관없는 혐오주의자들의 게시판이 되고 있다는 걸 지적했던 적이 있죠. 마찬가지로 지난 몇 년 동안 청와대 청원이 약자들의 신문고라기보단 그 반대로 소수자 혐오, 여성 혐오, 약자 혐오의 장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어요. 그건 청와대가 피드백을 하느냐 쌩까느냐의 문제를 떠나 '누구도 부당하게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를 공공연하게 훼손하고 그걸 전시하는 문제이죠. 그냥 개인의 '의견'과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는 차별 혐오표현은 구분해야 돼요. 저딴 말을 모두가 볼 수 있는 청와대 청원에 올리고 거기에 동조하는 이들이 모여드는 해악에 대해 청와대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물론 이 이야기는 깔때기처럼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소급하죠. 비혼모라는 이유로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고 그런 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게 차별금지법이에요. 그러면 저 같은 사람들도 이런 이슈마다 미주알고주알 설명할 수고를 덜고 조금은 새로운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죠. 이 정권도 이제 겨우 1년 남았는데 대체 언제 차별금지법을 볼 수 있을까요. 대체 언제까지 X같은 소리를 X같은 소리니까 닥치게 해야 한다는 걸 설명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할까요.

[ 문희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mhw48@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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