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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KIC·교공, 美알짜 PEF에 5억弗 투자
입력 2021-03-28 18:08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가 북미지역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헬먼&프리드먼에 약 5억달러(5500억원) 규모로 출자를 추진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는 북미지역 M&A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헬먼&프리드먼이 새롭게 조성하는 220억달러(약 22조원) 규모 10호 블라인드 펀드(투자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은 펀드)에 각각 2억달러(2200억원) 안팎을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최대 공제회인 한국교직원공제회도 약 1억달러(11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198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헬먼&프리드먼은 운용자산규모(AUM)가 526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하는 PEF 운용사다. 북미 지역에서 투자 건당 최소 5억달러 이상 대형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M&A를 주로 진행하는 운용사다. 업계 안팎에선 투자 수익률이 좋기로 잘 알려진 PEF 중 하나로 KKR, 칼라일, 블랙스톤 등 대형 글로벌 PEF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IB 관계자는 "헬먼&프리드먼은 설립 이래 35년 넘게 '대형 바이아웃' '단일 펀드' 투자 전략을 펼치며 100개 이상 기업에 40조원 넘게 투자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운용성과가 탁월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두텁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동안 결성된 1~9호 펀드의 운용보수 차감 전 연환산 내재수익률(Gross IRR)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청산한 4호 펀드와 5호 펀드의 수익률도 각각 49%와 37%에 육박해 돋보인다는 평가다. 해외 전문 평가기관들이 지난 10년간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들의 성과를 분석한 순위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펀드 주요 투자자인 글로벌 국부펀드와 연기금들도 헬먼&프리드먼의 이 같은 성과를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기존 투자자들 중 신규 펀드 조성시 다시 돈을 맡기는 재투자 비율이 95%에 달하는 것만 봐도 헬먼&프리드먼에 대한 전 세계 큰손들의 높은 신뢰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신규 투자를 희망하는 기관 입장에선 헬먼&프리드먼의 펀드에 출자하고 싶어도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관 중 KIC만 유일하게 9호 펀드부터 참여했고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은 이번이 첫 투자로 전해졌다.
IB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연금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헬먼&프리드먼 펀드에 출자하고자 노력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신규 조성 펀드가 규모를 20% 가까이 늘리면서 돈을 맡길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4년에 투자해 나스닥 상장을 통해 지난해 최종 투자금 회수를 마무리한 '그로서리 아웃렛' 투자건은 원금 대비 수익률(MOIC)이 5배를 웃돈 것으로 전해졌으며 유럽 내 온라인 게시판형 장터 사업을 운영하는 '스카우트24' 투자건 역시 2014년 최초 투자 당시의 3배에 가까운 MOIC를 기록하며 투자금 회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헬먼&프리드먼은 새로 결성하는 10호 펀드를 통해 15건 정도의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펀드의 투자 대상은 북미와 유럽 지역 기업들로 투자액이 건당 최대 5조원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투자 분야는 소프트웨어, 인터넷과 미디어, 금융 서비스, 의료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두순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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