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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세 아저씨 야구 선수'의 특별했던 볼넷 하나
입력 2021-03-27 11:42 
후쿠도메가 26일 일본 프로야구 개막전서 미.일 통산 1만 타석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사진=주니치 SNS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43세 아저씨 야구 선수 후쿠도메(주니치)가 미.일 통산 1만 타석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기록의 순간엔 볼넷이 있었다. 대타로 나선 후쿠도메는 흔들리지 않고 찬스에서 볼넷을 얻으며 기회를 불렸다.
후쿠도메는 26일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와 경기서 8회 1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빠지는 아슬아슬한 144km 패스트볼을 당연하다는 듯 골라냈다.
1루로 천천히 달려, 대주자 오카바야시와 교체 됐다. 대타 후쿠도메의 볼넷으로 타선은 연결될 수 있었다.
8회 1사 2루가 나갈 차례였다. 주니치 복귀 후 첫 타석이자 일본 통산 7724타석째 기회. 그에겐 메이저리그 2276타석이 있다. 즉 미.일 통산으로 1만 타석을 클리어 했다.
값진 볼넷이었다. 히로시마 에이스 오세라에게 유일한 볼넷이었다. 규정 투구 이닝을 채운 2년 전에는 리그 톱의 볼넷율(1.82)을 기록했던 오세라였다.

그 시점에서 4점 차. 오세라 입장에서는 절대로 주자를 모으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후쿠도메는 볼넷을 얻었다. 미.일 합산 1290볼넷. 타석 수가 비슷한 다쓰나미 가즈요시(1만33타석에서 1086볼넷), 볼넷이 많아지기 쉬운 8번에서 가장 많이 친 다니시게 모토노부(1만336타석에서 1133볼넷)보다 많다.
후쿠도메는 "여유가 없었다. 필사적이었죠. 옛날과 다름없이 개막하는 날은 특별하죠. 몇 번을 해도 너무 떨리더라고요"라고 털어 놓았다.
NPB에선 사상 9명만 기록했을 뿐이다. 미.일 통산으로도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에 이은 대기록이다.
후쿠도메는 경기 후 "9명밖에 없어요?"라고 반문한 뒤 "1만이라는 숫자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타석이라면 그건 첫 타석입니다.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어떤 기록에도 처음이 있다.후쿠도메의 경우는 1999년의 개막전(4월 2일)이었다. 관심의 초점이 됐던 루키는 히로시마를 상대로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엄청 긴장했어요. 근데 상대가 네이선 민치였다. 어쨌든 엄청 컸다" 후쿠도메의 기억이다.
민치는 키 203cm, 키 118kg의 거한 우완 투수. 첫 타석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첫 안타가 나온 것은 이틀 뒤 12타석째였다.
주니치 스포츠는 "21세 때와 같이 개막전은 흥분되지만, 43세의 후쿠도메는 제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방망이를 멈출 수 있었다. 1만 타석에 들어선 남자 특유의 볼넷이었다"고 평가했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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