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라면·새우깡 등 원조 K푸드 신화 쓴 '라면왕' 신춘호…향년 92세 별세
입력 2021-03-27 09:36  | 수정 2021-04-03 10:38

농심 창업주인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농심은 "신 회장이 오늘 오전 3시 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최근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신 회장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은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에 대해 "몸이 안 좋으시고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1965년 농심을 창업해 56년간 이끌어왔다.
농심 창업 후에는 신라면과 짜파게티, 새우깡 등 사랑을 받는 제품들을 개발했다. 신 회장의 역작인 신라면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고인은 1992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농심이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회장직을 맡아왔고 최근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신 회장은 생전 신라면 등을 개발해 '라면왕'으로 불린 인물이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던 신격호 회장을 대신해 국내 롯데를 이끌었다. 그러나 1965년말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형과 갈등을 겪은 끝에 독립 그룹을 세운 데 이어 라면 업체인 롯데공업의 사명을 1978년 농심으로 변경해 롯데와 완전히 결별했다.
고인은 1965년 이래 56년간 농심을 이끌며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문구로 익숙한 '농심라면'(1975년)을 비롯해 '신라면'(1986년), '짜파게티'(1984년) 등 다수의 인기 라면 제품을 개발했다.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각각 현재 국내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달리는 제품이다. 농심의 지난해 라면 매출은 2조868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신라면 수출액은 4400억원을 넘겼다.
농심은 1985년 이래 국내 라면 사업에서 36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인은 라면 이외에도 1971년 우리나라 최초의 스낵인 '새우깡'을 개발했다. 새우깡은 '오징어 먹물 새우깡'(1995년), '코코아 새우깡'(1996년), '매운 새우깡'(2000년), '쌀 새우깡'(2004년) 등 다양하게 변주되며 반세기 동안 국민 간식으로 군림하고 있다.
앞서 고인은 별세 이틀 전인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으면서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상태였다.
차기 회장에는 고인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지난 주총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됐다. 신 부회장은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00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농심 경영을 맡아왔다.
농심에서는 신 회장의 세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이 진행돼 왔다. 농심기획은 장녀 신현주 부회장이 맡고 있다. 막내딸 신윤경씨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1990년 결혼했다. 서 회장은 장인에게 2015년 10월 농심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대형 라면 조형물'을 선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 부회장은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신동원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다.
고인의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 02-2072-2091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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