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세훈, 박영선에 20% 격차로 앞서…'숨은 표' 있을까
입력 2021-03-26 08:25  | 수정 2021-04-02 09:05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우위를 이어가면서 이를 좁힐 '숨은 표'가 있을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한명숙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맞붙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정세균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대결한 2016년 총선 종로 선거 등이 '숨은 표'의 사례로 자주 거론됩니다.

2010년의 경우 여론조사 상으로는 오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앞섰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불과 0.6%포인트 차이의 신승이었습니다.

2016년에는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정 후보와 오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으나, 실제로는 정 후보가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승리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처럼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 표'가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민주당은 현재의 격차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실망한 지지층이 여론조사 응답을 꺼리는 '샤이 민주' 현상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해석합니다.

여기에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과정이 야당 지지층 결집을 가져온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반면 전통적인 '샤이(shy) 표'는 야당이나 보수층에서 주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민주당에서 같은 효과를 기대할 만하지는 않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6일 통화에서 "아무래도 보수에 비해 진보가 수세인 만큼 '샤이 진보'가 없지는 않겠지만 크진 않을 것"이라며 "진보 진영의 특징은 자기 가치에 대한 확신이기 때문에 수세에 몰린다고 자신의 주장을 숨길 확률이 보수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 여론조사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과거 사례를 단순 대입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법 개정으로 이동통신사가 임의로 생성한 가상의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게 가능해짐으로써,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보완한 무선 조사가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에서는 일부 박빙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론조사가 승패를 대체로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예로 든 사례들은 유선전화 조사를 많이 했던 시절로 표본의 대표성이 부족했다"며 "현재는 이를테면 '종로구 평창동에 사는 20대 남성' 등 대표성 있는 샘플의 틀을 이동통신사에서 받을 수 있어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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