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실확인] 청년 세대, IMF 때보다 취업 힘들다?
입력 2021-03-24 14:45  | 수정 2021-03-31 15:05

코로나 19 확산으로 취업자 수가 1년째 줄어들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47만여 명 감소했습니다. 취업자 수가 12개월 연속 감소한 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이었던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사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외환위기 시절보다 지금이 더 취업이 힘들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인지 확인해봤습니다.

■ 1998년만 제외하면 현저히 낮은 성장률

우선 경제성장률을 살펴봤습니다. 경제 성장률은 노동시장의 상황을 알아보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7년 경제성장률은 6.2%고, 1998년에 -5.1%를 기록한 뒤, 1999년, 2000년 각각 11.5%, 9.1%로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2018년과 2019년 경제 성장률은 각각 2.9%, 2.0%로 1998년만 제외하면 외환위기 시절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성장률 1%당 7만 명 정도의 일자리로 보는데 그만큼 일자리가 적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같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도 요즘은 사람이 하던 일을 키오스크 등 기계가 대신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 전자화가 되면서 1%에 대한 일자리 수가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체감상 외환위기가 더 힘들게 느껴졌던 이유와 관련해선, "고속성장을 하다 급격히 성장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후 회복은 더 빨랐다"고 진단했습니다.

■ 근로소득자가 안되면, 사업소득자로

경제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당시와 지금의 시대적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직장에서 쫓겨나 자영업으로 전환한 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자영업 자체가 위기라는 분석입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위기 당시 자동차, 금융 업계 구조조정이 많았다"며 "그러나 당시에는 근로소득자들이 구조조정을 당하면 사업소득자, 즉 자영업자가 됐기 때문에 돈을 계속해서 벌 수 있었고 경제가 성장할 여지가 있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지금은 영세 사업소득자, 자영업자가 폐업하는 상태여서 전체적으로 보면 고용이 훨씬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현재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가시화된 구체적인 수치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항공업계 등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며 "전반적으로 평가했을 때 외환위기 당시나 지금이나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판단했습니다.

■ 청년 실업률과 고용률 살펴보니…

고용을 나타내는 대표적 통계인 청년 실업률과 고용률을 확인해 봤습니다. 청년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을 말합니다. 1997년~2000년, 2018년~2020년 청년 실업률과 고용률을 각각 비교해 봤습니다,

1997년 15세에서 19세, 20세에서 29세의 실업률은 각각 9.8%, 5.3%였습니다. 그런데 1998년 20.8%, 11.4%로 각각 급증했고, 1999년에는 19.5%, 10.1%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2000년에는 13.8%, 7.0%로 더 줄어들었습니다.

고용률을 살펴보면, 1997년 15세에서 19세, 20세에서 29세의 고용률은 각각 9.7%, 63.9%였는데 1998년에는 8.3%, 57.4%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에는 고용률이 10.3%, 60.2%로 올랐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의 15세에서 19세, 20세에서 29세의 실업률과 고용률도 확인해보았습니다. 2018년 15세에서 19세, 20세에서 29세의 실업률은 각각 9.3%, 9.5%였고 이후 2019년은 8.6%, 8.9%를 기록하며 소폭 감소했습니다. 2020년 실업률은 각각 8.7%와 9.0%로 전년 대비 0.1%p 정도씩 밖에 차이 나지 않았습니다.

고용률의 경우 2018년 15세에서 19세, 20세에서 29세의 고용률은 7.4%, 57.9%였고 2019년은 각각 7.6%, 58.2%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2020년 고용률은 6.6%, 55.7%로 다시 감소했습니다.

과거 4년과 최근 3년을 비교해보았습니다. 1997년~2000년을 통틀어 가장 높은 15세~19세 실업률은 1998년 20.8%와 20세~29세의 11.4%였습니다.
2018년~2020년에서 가장 높은 15세~19세 실업률은 2019년 8.6%, 20~29세의 경우 2019년 8.9였습니다.

가장 낮은 15세~19세 고용률은 1998년 8.3%였고, 20세~29세도 1998년의 57.4%였습니다. 2018~2020년의 경우 가장 낮은 15세~19세 고용률은 2020년 6.6%와 2020년 20세~29세의 55.7%였습니다.

가장 높은 실업률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고용률의 경우 눈에 띄는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 '불완전 취업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에는 불완전 취업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는 세금을 투입해 만든 단기 아르바이트가 많은데, 이들은 취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업률이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돈을 벌어도 생활이 되지 않는 사람을 불완전 취업자라고 하는데, 현재 세금을 투입해 만든 단기 아르바이트는 대부분 불완전 취업자기 때문에 그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지금의 청년 세대 취업이 IMF 때보다 힘들다는 '대체로 사실'

정리하면, 경제성장률은 현재가 훨씬 낮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일자리 수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IMF 외환위기 시절과 현재의 실업률과 고용률을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특히 1998년 한해만 제외하면 지표상으로도 지금이 더 힘든 양상입니다.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단기 아르바이트 등의 변수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IMF 외환위기 시절보다 지금의 청년들이 취업하는 게 더 힘들다"라는 명제는 '대체로 사실'로 판단됩니다.

김태림 기자 [goblyn.mik@mbn.co.kr]

취재지원 : 이진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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