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통령 백신 '바꿔치기 논란' 총정리…"이유도 시간도 없어"
입력 2021-03-24 11:26  | 수정 2021-03-24 16:34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습. / 사진 = KTV 유튜브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종로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서 접종 시 백신을 바꿔치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습. ①에서는 간호사가 바이알에서 백신을 주사기로 빨아들이고 있다. ②에서는 간호사가 주사제가 든 주사기를 가지고 가림막 뒤로 이동했다. ③에서는 문 대통령에 접종이 이뤄지기 전 주사기에 뚜껑이 씌워져 있다. / 사진 = KTV 유튜브 캡쳐

대통령의 접종 당시 뒤쪽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담당 간호사는 주사기로 바이알(백신이 담긴 약병)에서 백신을 뽑아낸 뒤, 잠시 가림막 뒤로 이동했다가 접종을 진행합니다. 이 때 주사바늘에 뚜껑이 덮여있는 점이 의심스럽다는 것이 '백신 바꿔치기' 의혹의 핵심입니다. AZ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화이자 등 다른 백신으로 몰래 바꿔치기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지난달 노원구 1호 백신 접종자 61살 이경순 씨가 접종할 때는 가림막 없이 바이알에서 백신 주입 후 곧바로 접종이 이뤄졌다는 점도 의혹제기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을 통해 공개된 대통령 백신 접종 영상을 보면, 바이알을 든 왼손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간호사가 백신 주입을 마친 뒤 뚜껑을 닫는 듯한 손동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로보건소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한 기자 질의에 "주변 직원들이 모두 바로 보이는데서 (백신을) 주사기에 넣었다"면서 "조작할 이유도 없고, 긴장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랬겠느냐"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반인과 똑같이 했다는 점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의혹을 제기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창은 합리적 의심이라는 주장과 음모론자들의 가짜뉴스라는 주장이 부딪히면서 난장판이 됐습니다. 가림막 등 접종 환경이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청와대가 무능한 것이라는 주장과 기자들이 뻔히 보고 있는데 어떻게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인지, 음모론 내지 심각한 망상이라는 주장입니다.

한 손기법 요령. 두 손으로 뚜껑을 닫지 말라고 하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TheApprenticeCorp 캡쳐

한편, 질병관리본부의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 중 '감염예방을 위한 주사실무 권고'를 보면 주사바늘에 뚜껑을 끼울때는 '한 손기법'으로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한 손기법은 바닥에 주사기 뚜껑을 놔두고 한 손으로만 바늘을 밀어넣어 뚜껑을 닫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감염예방을 위한 주사실무 권고에는 "사용한 바늘을 구부리거나, 손으로 만지거나, 뚜껑을 다시 씌우지 않는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접종에 사용하기 전에 주사제를 담은 주사기의 뚜껑을 어떻게 해도 좋은지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주사제를 담은 주사기에 대한 규정은 운반할 때 주머니나 옷에 넣지 말라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감염예방을 위한 주사실무 / 출처 =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

감염예방을 위한 주사실무 / 출처 =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오늘(2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조금 아마도 의료계에서는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바이알에서 백신을 뽑아낸 주사기의 침이 노출된 상태에서 움직이게 되면 오염 위험성이 높아진다"면서 "환자한테 접종할 때는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오염의 위험이라든지 주사기에 찔릴 위험성을 차단한 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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