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게임스톱에 데인 美 헤지펀드 "아시아투자 늘리겠다"
입력 2021-03-22 15:20  | 수정 2021-04-05 16:08

글로벌 금융시장 '큰 손'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들이 오는 2분기(4~6월) 이후 미국·유럽 증시를 넘어 중국 등 아시아 증시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요 투자자들이 아시아로 발 돌리는 이유는 올해 1월 말 미국증시에서 게임스톱·AMC를 중심으로 벌어진 '공매도와의 전쟁'에 이어 지난 달 말부터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한 탓에 나스닥종합지수 등이 출렁이면서 뉴욕증시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반면 중국은 6% 성장 전망을 제시하며 '유동성 추가 투입 여지가 남아있다'는 입장을 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분위기다. 한국 증시 입장에서는 그간 코스피 지수 등이 중국 시장 분위기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여왔다는 점에서 덩달아 외국인 순 매수세가 몰릴 지 여부가 관심사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AG 최근 설문조사를 인용해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들이 아시아 증시 상승장에 대거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9일 크레딧스위스AG에 따르면 헤지펀드·기관 투자책임자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아시아·태평양 증시 에서 '순 매수'로 나설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55%로 최근 10년 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증시 '순 매수' 응답은 절반이 안 되는 20% 에 그쳤다. 설문에 응한 200명이 굴리는 자산 규모는 총 8120억 달러(약 917조6000억원)에 달한다. 순 매수 응답이란 해당 지역 투자 비중을 늘린다고 답한 투자자 수에서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답한 투자자 수를 뺀 것을 기반으로 한 수치다.
헤지펀드 투자자문 서비스업체인 앨번파트너스의 리처드 존스턴 아시아 지사장은 "올해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 헤지펀드 자금이 추가로 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캐나다 등 북미 기관 투자자들도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중국에 자산 15~20% 를 쏟아붓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헤지펀드들이 2분기 이후 중국 등 아시아 증시 추가 진입을 노리는 분위기다. 지난 1월 말~2월 초 뉴욕증시에서 '미국 비디오 게임업체' 게임스톱과 '최대 영화관 체인' AMC 를 중심으로 부각된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대거 손실을 입은 것을 만회하려한다는 차원에서다.
자산 30억 달러를 굴리는 APS자산운용의 궉 호이 왕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2~3분기께 상당수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증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용 자산을 재배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수요는 게임스톱·AMC 공매도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이므로 헤지펀드들은 아시아 증시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달 말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50% 선을 돌파해 2.00% 선을 향해가면서 기술주에 주로 투자해온 헤지펀드·기관투자자 압박감이 커진 것도 이들이 아시아 증시로 눈 돌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17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국내 총생산 GDP 기준)을 역대 최대폭 끌어올려 6.50% 로 상향하면서도 제로 기준금리(현재 0.00~0.25%)와 자산매입규모(월 1200억 달러)를 그대로 유지하는 완화적 정책을 강조했는데 이후에도 장기물 국채 금리가 오르고 '고평가 논란' 기술주 주가가 떨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달러가 강세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기관 투자자들은 중국에 주목한다. 중국은 이달 초 열린 '최대 정치행사' 양회 기간에 올해 경제 성장률을 6.0%이상으로 제시했고 '양적 완화 축소' 우려 속에서도 오히려 양적 완화 정책 지속 의지를 제시하면서 투자자들 눈길 잡기에 나선 상태다.
22일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PBOC)는 1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이전과 같은 3.85%로 유지한다고 공고했다. LPR 은 중국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5년 만기 LPR도 4.65%로 동결돼 1년·5년 만기 LPR 모두 11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는 대신 LPR 금리로 시중 대출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앞서 21일 이 강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 참석해 "시중 레버리지(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경제에 유동성을 투입할 여지가 여전히 있다"면서 "중국 통화 정책은 시중 금리 상승세를 완화할 수 있는 충분한 도구를 갖췄으며 현재 상황은 정상 범위 내에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