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릭남 "총격 난사, 성중독 희생자 아냐…귀 기울여 달라"
입력 2021-03-21 21:02 
[사진 출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많은 이들에게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안과 트라우마, 정체성 위기로 가득차 있다."
미국 애틀란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수 겸 방송인 에릭 남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총격 사건으로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됐다.
애틀란타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최근 타임지 특집 코너에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가 겪는 차별 경험을 맹비난 하는 "만약 당신이 애틀란타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대상 폭력에 놀랐다면, 당신은 듣고 있지 않았던 겁니다.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If You're Surprised by the Anti-Asian Violence in Atlanta, You Haven't Been Listening. It's Time to Hear Our Voices)"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에릭 남은 "미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할지를 여전히 토론하는 동안 나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아시아·태평양계 사람들은 버려진 기분을 느낀다"며 "겪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 우리가 처한 현실과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함께 살아내야 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공격이 늘어나던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 공동체의 도움 요청과 경고 신호는 이웃이 아닌 마치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로 여겨졌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인은 '영구적인 외국인' '모범적인 소수민족'으로 초대 받았으나 완전히 통합되지 못했고, 또 '괜찮다'는 미명 아래 대부분 무시돼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애틀란타 총기 총격에 인종적 동기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순진하고 그 자체로 인종차별적"이라면서 "왜 우리 공동체의 여성들이 당신들의 성 중독 희생자가 돼야 하나. 어떻게 감히"라고 질타했다.
에릭 남은 "일각에서는 여전히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분명히 하자.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의 도움을 간청해왔다. 당신이 듣지 않았을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제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 지금 침묵하는 것은 곧 공모다"라면서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절실히 필요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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