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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코치 ‘대빵’ 격려…김진욱 “자이언츠 투수로 자신있게 던진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1-03-21 19:50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선발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이용훈 코치님이 ‘대빵처럼 던지라고 하셨고, 긴장이 풀렸다.”
루키답지 않은 대범한 피칭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대형신인 김진욱(19)은 자신의 1군 첫 실전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진욱은 2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지며 무피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찍었다.
하지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부터 후속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와 상대하면서 볼 7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이용규는 볼넷 출루. 다만 프레이타스와 쓰리볼-노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린 뒤 안정을 찾았다.
볼 7개를 연속으로 던졌을 때 이용훈 투수 메인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등판 후 이 코치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묻자 김진욱은 코치님께서 ‘하던 대로 해. 네가 짱이니까 고등학교 때 대빵처럼 던졌듯 지금부터 그렇게 던져 보라고 말씀하셨다. 이후 긴장이 풀렸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후 이정후-박병호-서건창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도 너끈히 처리했다.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마운드에서 투쟁적으로 변했다. 역동적인 김진욱 특유의 투구폼은 점점 멋들어졌다. 김진욱은 오늘 너무 어렵게 가려 하는 것 같아서 고등학교 때 던지던 것처럼 자신 있게 해 보려 했다”며 그동안 첫 타자와 승부가 중요하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처음에 스트라이크를 늘리려 하다가 좋지 않은 모습이 나왔다. 빠르게 돌아오려 했고 최대한 빠른 볼 카운트를 잡고 승부를 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기록상으로는 충분히 합격점이다. 허문회 감독도 경기 초반 조금 긴장해 보였지만 이내 페이스를 찾고 위력적 공을 던졌다. 고졸 신인답지 않게 구위뿐 아니라 경기 운영 역시 좋았다. 퓨처스에서 연습해 왔다는 커브 등 변화구 역시 좋았다”고 호평했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김진욱이 2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등판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안준철 기자
그래도 김진욱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바로 1회때문이었다. 김진욱은 1회초만 긴장하지 않고 잘 풀어갔다면 좋았을 것 같다. 위기 상황 때 다른 생각 많이 하지 말고 포수 (김)준태형과 볼배합하며 자신을 믿으려 했다. 후회 없이 던지고도 타자가 치면 인정하는 것이고, 볼넷이 많으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오늘 전반적으로는 괜찮았다”며 만족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투구에) 확신이 생겼다. 정말 TV속에서만 보던 선배님들과 상대해 신기하기도 했고,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진욱은 이제는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답게 자신있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롯데 투수로서 김진욱의 커리어가 시작됐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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