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외번호를 010으로' 중계기까지 동원한 보이스피싱
입력 2021-03-21 19:30  | 수정 2021-03-21 20:14
【 앵커멘트 】
휴대전화에 뜨는 발신 번호가 길고 이상하면 바로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게 되죠.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일당, 해외에서 건 전화번호를 010 휴대전화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전국 곳곳에 설치해 범죄 행위를 해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조동욱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찰이 도심에 있는 원룸의 문을 열자 방은 비어 있고 안테나가 달린 기계가 놓여 있습니다.

책상 위엔 기계를 감시할 홈 카메라도 설치돼 있습니다.

- "여기 있잖아 봐봐."
- "이거는 카메라 끝났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이러한 중계기를 이용해 자신들의 전화번호를 바꾼 뒤 피해자를 접촉해 피싱을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심무송 /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1계장
- "해외라든지 인터넷으로 전화가 걸려온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국내 010번호를 표시되게끔 중계기를 사용한…."

경찰에 적발된 사설 중계기는 모두 160여 대.


전국 52곳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조직원들은 장소만 빌려주면 한 달에 약 20만 원을 제공하겠다며 설치할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 인터뷰 : 최종혁 / 서울경찰청 수사과장
-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이에 대한 주의가 요망…."

경찰은 중계기를 관리한 일당 중 1명을 구속하고,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보이스피싱으로 발생하는 하루 평균 피해액이 서울 6억 원, 전국적으로는 19억 원에 달한다며 사설 중계기를 발견하면 112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조동욱입니다. [ east@mbn.co.kr ]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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