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채금리 3% 뛸 때까지 보유주식 들고갈만"
입력 2021-03-21 18:06  | 수정 2021-03-21 19:10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
◆ 시장 고수의 투자전략 ③ /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 ◆
"요즘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에 도달할 때까지는 주식을 보유해도 됩니다. 과거 수십 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내린 결론입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사진)는 미래에셋 주식운용본부장,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주식운용 이사, 브레인투자자문 부사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실력파다. 그로쓰힐은 사모 전문 운용사지만 동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김 대표의 시황관과 투자 전략에 큰 관심을 보인다. 김 대표는 매일경제가 운영하는 '자이앤트TV'에 올해 초 출연해 2~3월 미국발 금리 상승에 따른 조정을 예견했다.
최근 다시 만난 김 대표는 조정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상승장에서 세 달 이상 조정이 이뤄진 사례는 잘 없다"며 "지금은 상승장 기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조정은 이르면 다음달에 끝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명목금리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을 뺀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있다"며 "우려하는 인플레이션도 5월쯤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시(매크로) 변수 리스크가 줄어들면 다시 기업 실적과 경기 펀더멘털에 따라 주식시장이 반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5월 3일부터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재개된다고 해도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대형주 중에 버블이 있는 기업은 별로 없기 때문에 공매도 세력이 오히려 손실을 안게 될 것"이라며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명목금리가 오르고 있는 여건 자체는 맞기 때문에 성장주 대신 가치주와 경기민감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김 대표는 "금리는 경기가 좋아지는 국면에 오르기 때문에 소비재와 경기민감주의 이익도 개선돼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성장주가 수익을 내기 힘든 구간이지만 너무 치우치지 않고 가치주와 성장주의 대표 종목을 계속 보유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는 자동차(차)·화학(화)·반도체(반) 같은 경기민감주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김 대표는 "테슬라라는 파괴적 혁신기업이 등장해 자동차 산업 밸류에이션 자체가 재평가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도 상당히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화·반에 이어 김 대표는 "미국 소비와 관련된 산업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의류, 여행레저 등 서비스 업종 등을 생각할 수 있다"며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면 호텔, 카지노, 크루즈 등 보복소비 수혜주를 담고 있는 ETF가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도 안내했다.
김 대표는 "전방 산업이 성장세에 있으면서 독과점적 시장 지위를 가진 기업은 단기 불확실성이 큰 구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대주주가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을 내다 파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최근 미국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가상화폐를 투자자산으로 인정하며 한동안 주춤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 이른다. 2017~2018년 랠리 때와 달리 지금은 미국이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비트코인 실물에 투자하는 ETF가 출시되면 가격은 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자산 배분 전략도 일부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개인 금융 자산의 5% 정도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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