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판커지는 '빗썸' 인수전…네이버·비자도 저울질
입력 2021-03-21 17:46  | 수정 2021-03-21 19:54
◆ 레이더M ◆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법인명 빗썸코리아) 인수전에 '플랫폼 공룡' 네이버가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도이체방크·JP모건 등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중국의 바이낸스,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인 비자까지 빗썸 인수 의사를 타진하면서 인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가상화폐 거래소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부쩍 늘자 시장에서 거론되는 빗썸의 예상 기업가치는 2조~3조원(지분 100%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IB 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주요주주인 비덴트는 최근 네이버와 만나 빗썸 지분 매각에 대한 논의를 심도 있게 진행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 현지와 미국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을 앞세워 핀테크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를 이용한 결제에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보다 파괴력 있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네이버가 이 분야에 진출할 경우 네이버와 동맹을 맺은 회사들까지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를 이용하거나 멤버십 서비스로 시너지효과도 가능하다. 일본 사용자가 많은 라인페이에도 비트코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핀테크 분야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여지도 있다.

매각에 정통한 한 IB 관계자는 "비덴트 측 지분 매각과 관련해 네이버, 바이낸스, 비자를 포함한 국내외 후보 10곳 안팎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6~7곳은 진지하게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빗썸의 운영 주체인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75%)로 나머지 지분은 비덴트(10%), 티싸이언티픽(옛 옴니텔·8%) 등이 보유하고 있다. 빗썸홀딩스 주주는 비덴트(34.2%), DAA(30%), BTHMB(10.7%), 기타(25%)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비덴트는 빗썸홀딩스의 지분 외에도 빗썸코리아 지분 10.3%를 직접 들고 있다. 비덴트가 빗썸 지배구조상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정훈 빗썸 의장은 빗썸홀딩스 지분 약 65%를 직간접적으로 소유해 여전히 경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빗썸의 기업가치가 2조원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비덴트 측이 매각하려는 모든 보유 지분 가치가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거래 성사 시 인수 기업은 비덴트 보유 지분을 사들인 뒤 추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50% 이상 지분율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매자들은 일단 비덴트 지분을 인수한 후 추후 이정훈 의장 등과 협의해 과반 지분 확보를 위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비덴트는 애초 이 의장이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와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보유 중인 지분을 동반 매각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몸값이 덩달아 높아져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독자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정주 대표와 협상이 오갔던 지난해 11월께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500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6000만원 선을 크게 웃돌면서 빗썸 기업가치가 2조원대 이상으로 거론된다.
여러 인수 후보 중 글로벌 IB들은 비트코인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인수 후보 중 하나인 비자 역시 가상화폐를 활용한 사업 구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바이낸스는 빗썸 인수를 통해 한국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이지만 한국시장은 여전히 빗썸과 업비트의 양강체제가 굳건한 편이다.
[강두순 기자 / 이동인 기자 /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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