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복통참은 이재용 "특별대우 받기 싫었다"
입력 2021-03-21 15:24  | 수정 2021-03-28 15:38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새벽 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구치소 의료진 측에서 먼저 외부 진료를 권했지만 특별대우 오해를 우려해 이를 거절하다 이송 중 충수가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후 경과는 양호한 편으로 전해진다.
2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9일부터 복통을 호소했고, 이날 오후 5시께 교정당국 의료진은 충수염 소견으로 외부 진료를 권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며 주말까지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뜻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부회장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결국 구치소 의무과장은 이 부회장을 구치소 인근 법무부 지정병원인 경기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으로 이송해 1차 치료를 받게 했다.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서 통증이 시작됐을 때 교도관 등에게 폐가 될 것을 우려해 최대한 참다가 도저히 못 참을 상황이 돼서야 교도관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성심병원측은 충수가 터져 이물질이 복막으로 확산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 상급병원인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치소 수감자들은 지정병원 의견을 받을 경우 상급병원이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 그러나 이송 중 충수염이 상당히 진행되면서 충수가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19일 자정께 삼성서울병원에 도착, 1시간 가량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수술은 일단 성공적이었으며, 경과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수감 상태로 법무부 관리를 받고 있어, 삼성 측에서도 이 부회장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전해듣는 상황이다.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충수염은 오른쪽 옆구리에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충수는 맹장 끝에 달린 기관으로, 충수염은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맹장 끝 부위인 충수가 터지면서 이물질이 복막으로 확산해 복막염으로 번질 수 있다. 이 경우 장기 세척 등을 통해 감염을 막아야 하며 심할 경우는 패혈증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일반적인 충수염 수술은 수술 이후 합병증이 없을 경우 1주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나, 충수가 터질 경우 장내 감염 정도에 따라 최대 한달 가량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합병사건 관련 공판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 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수감생활 중이다.
[노현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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