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얀마 쿠데타로 늘어나는 희생자…'행방불명도 많아'
입력 2021-03-21 10:57  | 수정 2021-03-28 11:05

'세 아이의 엄마도, 15세 고교생도…'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미얀마 군경의 총탄과 폭력에 연일 안타까운 희생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21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북부 마그웨 지역 빠꼬꾸구에 사는 말라 윈은 엊그제(19일) 밤 집 밖으로 나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군경이 심야에도 동네로 들어와 총을 쏘며 시위대 체포에 나서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려고 나왔다가 바로 집 앞에서 총탄에 허벅지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는 결국 도망가지도 못한 채 군경에게 체포됐고 어디론가 끌려갔습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웃은 '이라와디'에 "말라 윈이 무릎을 꿇은 채로 체포하지 말라고 호소했다"고 전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녀의 가족은 병원에서 시신을 거둬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 이웃은 '미얀마 나우'에 "시신을 거뒀을 때 그녀는 여전히 주먹을 꼭 쥐고 있었다"면서 "그녀의 허벅지 뼈는 총에 맞아 으스러졌고, 얼굴에는 멍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군경에 끌려간 뒤 고문을 당한 흔적이라고 주민들은 보고 있습니다.

말라 윈은 남편과 함께 어린 자녀 세 명을 키우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어제(20일)는 최대 도시 양곤에서 15세 고교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웃은 아웅 카웅 텟을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거의 모든 반(反) 쿠데타 거리 시위에 참여했던 매우 활동적인 소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주민들은 아웅 카웅 텟을 포함해 시위대가 오후 3시께 흩어지는 상황에서 군경이 체포 작전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한 목격자는 이라와디에 "군경이 거의 10분간이나 실탄을 쏴댔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웅 카웅 텟은 얼굴에 총을 맞았고, 이후 주변 사람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라와디는 이 소년이 쿠데타 이후 군경의 폭력에 사망한 가장 어린 시위 참여자 중 한 명이라고 전했습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사망한 미얀마 국민은 235명에 달합니다.

다만 군경의 시신 유기 및 행방불명된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AAPP는 보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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