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리인상 주도' 터기 중앙은행 총재, 4개월 만에 교체
입력 2021-03-20 17:33  | 수정 2021-03-27 18:05

터키 정부가 불과 4개월 만에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오늘(20일) 나지 아발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고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샤합 카브즈오을루 전 의원을 후임으로 임명했다고 관보에 게재했습니다.

아발 총재는 지난해 11월 7일 취임한 이후 불과 4달여 만에 전격 경질됐습니다.

구체적인 해임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엊그제(18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7%에서 19%로 올린 것이 아발 총재의 해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발 총재는 리라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취임 직후 10.25%이던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15%로 올렸으며, 4개월여 만에 19%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터키 리라화는 지난해 1월 달러 당 6리라 선에서 거래됐으나, 아발 총재 취임 직전 달러 당 8.5리라 선으로 가치가 급락했습니다.

이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전날 기준 리라화 가치는 달러 당 7.2리라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줄어들어 물가가 내리고,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오릅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상승하고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것이 현대 경제학의 정설입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고금리에 공공연하게 불만을 드러내 왔습니다.

그는 평소 "고금리는 만악의 부모"라거나 "고금리가 물가 상승의 원인"이라는 등 중앙은행의 고금리 정책에 강하게 반대해왔습니다.

그는 2019년 7월에도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무라트 체틴카야 전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한 바 있습니다.

터키는 2018년 8월 미국인 목사 투옥과 관세 갈등 등으로 대미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리라 폭락 사태를 겪었으며, 체틴카야 전 총재는 리라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24%로 급격히 인상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체틴카야 전 총재를 해임한 후 "금리를 내리면 물가상승이 억제될 것이라고 체틴카야에게 얘기했다"며 "우리는 생각이 달랐고 그는 필요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해임 사유를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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