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궁 빠진 '바꿔치기' 의혹…김씨 남편 A씨 "내 친딸은 어딨냐"
입력 2021-03-20 14:09  | 수정 2021-06-18 15:05
어제(19일) 방송된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이 집중 조명됐습니다.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은 지난달 10일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 된 여자아이 보람이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입니다.

최초 발견자는 아래층에 살고 있던 '외할머니' 석모(48세)씨였습니다.

경찰은 석씨의 딸 김모(22)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하지만 DNA 검사 결과, 숨진 아이의 친모는 김씨의 어머니인 석씨로 밝혀졌습니다. 즉, 사망한 아이의 어머니로 생각되었던 김씨가 사실은 아이의 언니였던 겁니다.

어제(19일) 방영분에서 취재진은 김씨의 남편 A씨와 석씨의 남편 B씨를 만났습니다.


◆ 김씨 남편 A씨 "내 친딸은 어디 있냐"

보람이를 친딸로 알고 키웠던 A씨는 "태어났을 때 바로 찍은 것"이라면서 병원에서 출산 후 찍은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A씨는 김씨가 출산을 하던 산부인과에 함께 있었다고 주장하며 "내 친딸은 어디 있냐"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A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씨의 외도로 인해 이혼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병원에서) 아이의 팔찌가 끊겨있었다고 하더라"면서 "출산 후 조리원으로 안가고 장모님 댁으로 갔다. 퇴원하고 바로 육아도 장모님한테 배울 겸 쉴 겸 장모님 댁에 갔다. 저도 (장모님 댁에) 왔다 갔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김씨가 출산한 후 아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뜻합니다.

김씨가 아이를 버린 채 이사를 가 버린 것에 대해 A씨는 "(김씨는) 보람이한테 비싼 거 입히고 본인에게 쓸 돈 보람이에게 썼다. 항상 딸 밖에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누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겠나"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 석씨 남편 B씨 "아내는 절대로 출산하지 않았다"

한편 석씨의 남편인 B씨는 아내는 절대로 출산하지 않았다”고 일관했습니다.

B씨는 취재진에 보람이가 태어나기 한 달 반 전에 찍었던 석씨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보람이는 2018년 3월말 전후 태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B씨는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았다는데 만삭의 모습이 아니지 않느냐"며 집사람이 몸에 열이 많아 집에서 거의 민소매를 입고 있는데 내가 임신을 모른다는게 말이 되나”고 주장했습니다.

B씨는 현재 구속 중인 석씨가 구치소에서 보낸 편지도 공개했습니다.

이 편지에서 석씨는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 진짜로 결백해. 결단코 나는 아이를 낳은적이 없어”라며 보람이가 자신의 아이임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앞서 B씨는 경찰의 참고인 조사에서도 석씨의 임신 및 출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4차례에 걸친 DNA 검사 결과는 모두 석씨를 아이의 어머니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 소아과 전문의 "김씨, 아이 바뀐 것 몰랐을 수 있다"

제작진은 전문가들에게도 해당 사건에 대한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수정 교수는 "석씨가 그렇게 치밀하거나 체계적인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석씨가 DNA검사 결과가 얼마나 분명한건지 잘 이해 못한다면 자신의 주장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수정 교수는 또 "(석씨가) 숨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으니까 사생결단으로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겠냐. 석씨가 출산했느냐를 입증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딸이 낳은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를 입증해야 한다). 두 가지를 꼭 풀어야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범죄심리전문가 권일용은 "의심이 되는 것은 (석씨가) 자기가 낳은 딸이기 때문에 딸이 낳은 딸보다는 훨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판단에서 일어나는 경우들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씨가 자신의 딸이 바뀌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바꿔치기가 실제로 가능한지 의사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한 소아과 전문의는 "출생후부터 생후 31일까지를 '신생아기'라고 이야기한다. 이때 붓기도 빠지고 (외양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엄마와 아기의 애착관계가 채 형성되지 못한 시기라 만약 그 시기에 아이가 바뀐다면 엄마가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지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amable0423@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