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민사회 원로 "지도자 도덕성 회복, 韓 최우선 과제"
입력 2021-03-19 15:02 
시민사회 원로학자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도자들의 도덕성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매경DB]

시민사회 원로학자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지도자들의 도덕성 회복"이라고 일갈했다.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수감됐고 최근 고위 공직자 땅 투기 의혹까지 불거진 세태를 정면으로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손 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종국가리더십포럼'에서 리더십과 윤리를 주제로 강연하며 "한국의 사회와 타인에 대한 불신이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단적으로 한국의 전임 대통령 11명 가운데 한 명도 명예롭게 퇴임하지 못했다"며 "능력의 부족보다는 윤리적 결함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도자의 실패는 본인들에게도 불행일 뿐 아니라 피지도자들에게도 고통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한국의 리더십을 둘러싼 환경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낙제점'이라는 평가다. 일례로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1년도 한국 투명성지수는 세계 33위로 일본(19위), 부탄(24위), 대만(28위)보다 뒤졌고 아프리카의 보츠와나(34위)를 겨우 앞지른 수준이다. 영국 글로벌 정치경제연구소 레가툼이 발표한 한국의 윤리 환경 등 사회적 자본점수도 100점 만점 중 44.97점으로 하위권으로 쳐졌다.

손 교수는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이타적으로 행동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윤리적으로 행동하면 자신에게 이익이 될 때 사람은 올바로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도 실수할 수 있고 욕망이 커지면 억제할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한 지도자라면 욕망의 절제를 개인적인 결정에 맡기지 않는다"며 "지혜로운 지도자라면 계속 외부의 감시와 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손 교수는 "지도자들의 부정은 사회를 부패하게 해서 결과적으로 약자들에게 억울한 고통을 가한다"며 "자존심과 건강한 명예욕은 중요한 윤리적 자원"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고위 정책결정자 리더십 함양을 위해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발족한 세종국가리더십위원회가 개최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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