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김종인·오세훈 요구한 단일화 방식 수용"
입력 2021-03-19 11:14  | 수정 2021-03-26 11:38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9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가 이날 오전 9시30분 오 후보가 제안해 양자 회동을 가진지 1시간만에 이뤄진 결단이다. 안 후보가 국민의힘 측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졌던 야권 단일화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먹을 꼭 쥐고 마이크 앞에 선 그는 10초간 침묵하다 "어젯밤은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긴 밤이었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후보 등록일 전에 단일화를 이루겠단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저지해달란 염원을 알기에 저는 출마 선언 때부터 안철수 개인이 아닌 야권 전체가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조속한 단일화가 유일한 방안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오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한다. 제게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조속한 단일화를 할 수 있다면 시민의 평가에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후보의 안을 수용하는 만큼 실무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주말에 여론조사에 착수하면 다음주 월요일(22일)에는 단일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 조속히 마무리 돼서 투표 용지 인쇄일인 28일이 아니라 선거 운동 시작일인 25일부터 나서야 한다"며 "이제 누가 유리하니, 불리하니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이 제시한 방안은 가상 대결이 아닌 경쟁력 조사를 하되, 유선 전화 비율을 10% 포함시켜달라는 것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제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여론조사 방식에) 유선 전화번호를 포함시켜 달라는 것"이라며 "이를 포함한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앞으로 국민의힘 실무협상단과 유선 전화 비율을 몇 퍼센트로 할지에 대해 추가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협상의 불씨가 갑작스럽게 되살아난 것은 이날 오전 안 후보와 오 후보가 직접 만났기 때문이다. 회담 제안은 오 후보 측에서 먼저 했다고 알려졌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단일화 시기와 방법에 대해 결정했다. 그간 안 후보에 대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너무 늦지 않게 응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 박제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