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이 질서 위협" "미국 인권 최저"…미중 회담시작부터 강대강
입력 2021-03-19 08:52  | 수정 2021-03-26 09:08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에 걸쳐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시작부터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의례적인 덕담은 생략한채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강(强) 대 강(强)'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뒤 미중 양국 고위급이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미국 쪽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섰고, 중국에선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여해 '2+2' 형태의 회담이 열렸다.
양측은 19일 오전까지 총 세차례로 나눠 3시간씩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은 "우리는 신장, 홍콩, 대만,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에 대한 경제적 강압 등을 포함해 중국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은 각각의 행동은 세계의 안정을 유지해온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경쟁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친구들을 위해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뼈있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대해 양제츠 정치국원은 무려 15분에 걸친 장광설로 맞섰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은 군사력과 금융 헤게모니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억압하고 있다"며 "국가안보라는 개념을 남용하고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장, 홍콩,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의 내정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의 인권이야말로 최저 수준에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공격 수위가 예상보다 높자 미측은 당황한 기색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한 것을 두고 "손님을 맞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훈계를 했다.
미중 양국이 바이든 정권 출범에 따른 상견례에서 한치 양보없는 신경전을 펼치면서 양국이 서로 양보를 통해 '데탕트'를 맞을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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