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피해호소인 논란' 고민정·진선미·남인순, 박영선 캠프 사퇴
입력 2021-03-19 08:32  | 수정 2021-03-26 09:05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해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던 고민정 의원이 박영선 서울시장 캠프 대변인직을 사퇴한데 이어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남인순·진선미 의원도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남 의원은 어제(18일) 저녁 안규백 상임선대위원장에게 공동선거본부장 사임 의사를 밝힌 뒤 "피해자에게 고통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앞서 피해자 A씨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 등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저의 피해 사실을 축소하고 은폐하려 했다"며 "결국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냈고, 지금 (박 후보) 선거 캠프에는 저에게 상처 주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의원들에 대해 직접 사과하도록 박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떻게 해야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해 드릴 수 있을까 지난 몇개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어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엄마로서 함께 보듬어야 할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숱한 날들을 지내왔다"며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미안함을 전해야 할까 늘 전전긍긍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직접 만나뵙고 진실한 마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서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면서 "온전히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선대위의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늘 부족한 사람이라서 의지하던 존재의 소멸 앞에 피해자의 고통을 포함해 그 모든 상황을 막아낼 순 없었을까 자책감으로, 무력감으로, 통곡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전했다.

그는 "겉으로는 아닌 듯 살아가고 있지만 진심을 표현하는 것조차 두려워 망설이기만 하고 있었다"며 "언젠가는 제대로 진심을 전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함으로"라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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