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세훈 "내곡동 땅 양심선언 나오면 후보직 사퇴"
입력 2021-03-16 21:42  | 수정 2021-03-23 22:08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강남구 내곡동에 있는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내부증언이 나온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천명했다.
오 후보는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NK더플러스에서 열린 '서울 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에서 안 후보가 해당 의혹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 "한 분이라도 이 지구에 대해서 오세훈 (당시) 시장이 관심을 표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했단 기억 있으신 분은 나서달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직원이나 SH(서울토지주택공사) 직원은 바로 양심선언을 해달라"며 "그러면 전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앞서 시세보다도 낮게 매각을 했다고 했는데 36억원 번 것은 사실이니까, 아마도 많은 분이 상실감이 크실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법조계에 물어봐도 상식적인 수준의 보상인데 그렇게 말씀하면 섭섭하다. 또 '총액이 얼마'로 일반 시민이 상실감 가진다는 건 적어도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안 후보님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오 후보는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된 때가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다는 자신의 해명에 착오가 있었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이 땅은 처갓집이 투기를 하려고 산 게 아니라 조상 때부터 갖고 있었고, 1970년도에 장인어른이 아내가 초등학교 4학년대 돌아가시면서 상속을 받은 땅"이라며, 처가가 받은 평당 보상 가격은 270만원으로, 당시 주변 시세(317만원)보다도 훨씬 낮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오 후보는 자신의 시장 재임 중 처가가 지구 지정으로 36억원의 '셀프보상'을 받았다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시장 취임 전인 2006년 3월 처가 땅이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에 지정됐고, 2009년 법개정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편입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논평을 통해 "오 후보가 오늘 페이스북에 '저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다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라고 했는데 이것 또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는 관보에 버젓이 땅 지번까지 게재돼 있다"며 "계속된 거짓해명은 또 다른 거짓을 낳을 뿐이다. 오늘의 해명이 더 큰 쓰나미가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토론회에서 안 후보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제안했으나 안 후보는 "후보가 되는 것이 우선이 아닌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왕' 등으로 비판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공동 선대위 출범을 약속했는데 위원장은 김종인 위원장이 될텐데"라며 "그런데 그런 분에게 '옹고집' '상왕' 이라며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표현을 썼다. 이 같은 상태에서 공동 선대위가 원활하게 돌아가겠는가"라고 안후보를 맹공격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지난 몇 달간 김 위원장이 여러 가지 제게 말했지만, 그에 대해 어떤 험한 말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어제 한 말씀은 자칫하면 단일화의 시너지를 줄일 수 있는 위험한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계속 이런 말이 나오면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말씀 드린 것이고, 제가 단일 후보가 되면 김 위원장을 찾아뵙고 양해를 구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하겠다"고 언급했다.
오 후보가 이날 제안한 합당을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입당을 해주시면 경쟁력 조사도 동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제 목적은 제가 후보가 되는 게 아닌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라면서 오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후보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오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이 함께 하는 공동전선이 가능하겠는가"라며 "회의적이다"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안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은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많은 유권자 마음이 윤석열 전 총장에게 모여 있다. 이 분이 사실 정치를 하실지 않을지는 그분의 결심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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