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쿠팡 로켓보다 빠르다…네이버 신세계 2500억 '혈맹'
입력 2021-03-16 17:46  | 수정 2021-03-23 18:08
(왼쪽부터)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 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신세계]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연합군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경쟁자인 쿠팡과 본격적인 물류 전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와 네이버는 16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커머스·물류·멤버십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사는 2500억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진행한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각각 1500억원, 1000억원 규모다.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0.24%)와 맞교환한다.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0.16%)와 맞바꾼다.

신세계와 네이버의 이용 고객수는 각각 2000만명과 5400만명에 이른다. 양사 결합으로 판매자수는 45만명에 달하고 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7300여 개의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커머스, 물류, 신사업 등 유통 전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신세계그룹이 가진 온·오프라인 유통, 물류 역량과 네이버의 플랫폼,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해 최고의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003. [사진 제공=SSG닷컴]
먼저, 신세계는 이마트 장보기와 신세계백화점의 패션·뷰티 명품을 네이버 플랫폼에 입점시킨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도 이마트몰과 트레이더스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네이버와 명품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로서는 최근 선보인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할 기회가 생겼다. 신세계는 온라인 스토어 '네오' 3곳을 비롯한 전국 7300여곳의 오프라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의 물류 파트너사를 통해 새벽배송, 당일배송은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까지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리테일 테크 서비스도 선보인다. 네이버의 AI기술을 활용해 스타벅스뿐 아니라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에서 스마트 주문을 확대하고 자율주행 카트도 개발한다.
포인트간 통합 혜택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신세계포인트를 연계해 신세계그룹 사업장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하거나 적립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 우수 중소사업자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용자나 판매자 모두 지금까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쇼핑 경험과 다양한 커머스 비즈니스 기회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라며 "동네시장과 대형마트가 양립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는 협력사례를 선보이고, 다양한 분야의 중소상공인 판매자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신세계와 네이버의 협약은 '반(反) 쿠팡'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쿠팡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첫날 쿠팡은 공모가 35달러 대비 40.7%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5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쿠팡은 이를 '배송 전쟁'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먼저 쿠팡은 8억70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국내에 7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풀필먼트는 '로켓배송'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쿠팡은 현재 전국 70% 수준인 로켓배송 지역을 100%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역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배송시간 단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도 지분을 교환하는 '혈맹'을 맺었다. 신선식품 플랫폼 마켓컬리도 최근 연내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는 네이버(17%)다. 이어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롯데온(4%), SSG닷컴(3%) 순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네이버쇼핑의 거래액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bykj@mk.co.kr /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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