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쿠팡 상장 대박 등에 업고 더 높은 몸값 요구할 수도
입력 2021-03-15 17:44  | 수정 2021-03-15 20:20
◆ 쿠팡發 유통빅뱅 ③ ◆
쿠팡의 성공적인 뉴욕 증시 상장이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딜 자체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고, 높은 몸값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은 갖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만큼 원매자들에게 가격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영향으로 꼽힌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6일 예비입찰을 앞두고 이베이코리아의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기업과 사모펀드는 10여 곳이다. 카카오그룹, 신세계그룹, 롯데쇼핑 등 전략적투자자(SI)는 물론 MBK파트너스, KKR, 칼라일그룹 등 대형 사모펀드(PE)까지 가세했다. 당초 55조원가량으로 점쳤던 쿠팡 몸값을 해외 투자자들이 최대 100조원까지로 인정했다는 점이 참작되면서 딜 자체에 대한 시장 관심도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그룹·신세계그룹 등 SI의 인수 유인을 키웠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한 PE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SI들이 몸이 달았을 것"이라며 "사업상 시너지를 위해 인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들 시가총액까지 함께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로 알려진 5조원이 '너무 비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모르겠다'는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오히려 이베이코리아의 향후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가 주로 영위하는 오픈마켓 사업은 쿠팡의 직매입 사업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쿠팡의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했다는 것은 쿠팡이 향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국내 다른 이커머스 기업이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는 '수조 원의 실탄을 장악한 쿠팡과 경쟁해야 한다'는 공포심을 줘 오히려 입찰 경쟁률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