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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래미어워드' 흑인·女뮤지션 선전 속 BTS 존재감 돋보였다[종합]
입력 2021-03-15 15:5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2021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울했던 2020년, 창작자들의 역량이 폭발했던 결과물을 보여주며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15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등 LA 일대에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가 열렸다.
방탄소년단(BTS)의 한국 대중가수 최초 노미네이트 및 단독 공연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이날 시상식은 어느 해보다 풍성한 퍼포먼스 라인업 속 화려함과 차분함이 공존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이날 시상식은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신인 등 주요 부문을 모두 여성 아티스트들이 석권하는 등 여느 해에 비해 여가수들의 선전이 돋보인 가운데,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촉발된 흑인 인권 운동 'BLM(Black Lives Matte)'의 메시지가 전면에 부각돼 백인 중심 세태를 벗어난 모습으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인상에 해당되는 '베스트 뉴 아티스트'는 메간 디 스탤리온이 차지했다. 메간 디 스탤리온은 베스트 랩 송 부문과 베스트 랩 퍼포먼스 부문까지 휩쓸었다.
올해의 노래('송 오브 더 이어') 부문은 허의 '아이 캔트 브리드'가 차지했다. '아이 캔트 브리드'는 테일러 스위프트 '카디건' 두아 리파 '돈트 스타트 나우' 비욘세 '블랙 퍼레이드' 빌리 아일리시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 포스트 말론 '서클스'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이 캔트 브리드'는 조지 플로이드 사태 후 흑인들의 고통에 대해 노래한 곡. 지난해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했던 말이자 흑인 인권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 슬로건 문구에서 따왔다.
허는 수상 직후 단상에 올라 "저의 두려움이 이렇게 변화를 낳을 줄은 몰랐다. 제가 음악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거다. 너무 감사하다.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감동의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앨범('앨범 오브 더 이어')은 '포크로어'의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돌아갔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5년 만에 그래미에서 수상 낭보를 전했는데 해당 부문에선 무려 3번째 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의 레코드('레코드 오브 더 이어')는 빌리 아일리시가 2년 연속 수상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수상 직후 "이 상은 메간 디 스탤리온이 받아야 한다. 스탤리온은 누구도 이길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며 동료 뮤지션에 존경을 보내면서도 자신의 앨범을 위해 힘써 준 동료 뮤지션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밖에 베스트 컨트리 앨범 부문은 미란다 램버트에게 돌아갔으며,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영예는 두아 리파가 안았다. 또 비욘세는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비욘세는 이날 메건 디 스탤리온의 곡에 참여해 베스트 랩 송 퍼포먼스상을 함께 수상한 데 이어 알앤비 퍼포먼스상까지 거머쥐며 그래미에서 무려 28번째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이는 그래미 역사상 여성 아티스트로서 최다 수상 기록이다.
'화이트 그래미'라는 오명이 있을 정도로 백인 위주로 돌아가 온 그래미 어워드의 주요 부문상이 모두 흑인 여성 뮤지션에게 돌아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들 외에도 래퍼 릴 베이비는 BLM 시위 기간 발표한 노래인 '더 비거 픽처' 무대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하는 장면을 재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 그래미 어워드의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방탄소년단이었다.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아시아권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본 시상식에서 단독 무대를 꾸미며 배제할 수 없는 '글로벌 대세'임을 입증했다.
여의도의 고층 빌딩에서 사전녹화로 완성된 이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화려한 무대에서의 퍼포먼스에 이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한밤 중 뜨거운 축제를 연상케 했다. 헬리포트에서 펼쳐진 무대는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고스란히 담아 한국의 멋을 또 한 번 세계인에 각인시키는 성과도 남겼다.
해당 무대는 주요 부문 시상이 모두 끝난 뒤인 시상식 말미 공개되면서 방탄소년단이 이번 그래미 어워드의 하이라이트를 톡톡히 장식한 셈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그래미 어워드 시상자로 낙점돼 첫 인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시상식에서 멤버 RM이 래퍼 릴 나스 엑스와 합동 공연을 펼쳤고, 올해는 후보 지명 및 퍼포머로 선정되는 계단식 성장궤도를 보였다. 이들은 수상 불발 후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 위버스에 잇달아 글을 게재하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이 시간까지 같이 해주시느라 고생하셨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외에도 멤버들은 올해 더 열심히 달립시다”, 아미 사랑한다”, 매 순간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꼭 보답하겠다”, 퍼포먼스를 봐 달라”라는 글을 남기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psyon@mk.co.kr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엠넷[ⓒ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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