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미 일가족 '모르쇠' 일관에…경찰 수사 난항
입력 2021-03-15 11:22  | 수정 2021-03-22 11:38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홀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구속된 친모 석모(48)씨와 석씨의 딸 김모(22)씨, 석씨의 남편 등 일가족들의 '모르쇠 답변'으로 인해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석씨의 입을 열기 위해 경찰은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15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여아의 친모가 당초 김씨가 아니라 석씨로 밝혀진 건 지난 10일이다. 하지만 경찰은 석씨가 친모로 밝혀진 지 5일째가 됐지만 사건 실마리를 풀 단서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숨진 여아의 친부를 찾기 위해 석씨 주변 남성들을 상대로 유전자(DNA) 검사를 했지만 아직까지 친부도 찾지 못했다. 이로 인해 경찰은 석씨가 만난 인물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탐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석씨는 여전히 자신은 "딸을 낳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라진 김씨의 딸의 행방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김씨의 딸은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출산 기록이 확인됐지만 김씨가 산후 조리를 위해 아이를 석씨에게 맡긴 후 석씨가 낳은 딸과 바꿔치기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DNA 검사를 통해 숨진 여아가 석씨의 딸로 드러나자 여전히 "그동안 자신의 딸로 알고 키웠다. 어머니의 딸인지 전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정상적인 산모라면 자신이 낳은 딸의 외모나 생김새, 특징 등을 어느 정도 알아보는 게 정상인데 3년 동안 전혀 모르고 키웠다는 것에도 의문을 갖고 있다.
게다가 석씨의 남편 또한 지난 14일 참고인 조사에서 "아내의 임신과 출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는 한 집에 같이 살았지만 애정이 돈독하지 않아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공동 주거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아내가 임신을 한 걸 모르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남편의 주장을 뒤집을 만한 증거는 찾지 못하고 있다. 석씨의 딸은 병원 출산 기록 등도 남아있지 않아 경찰은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에 경찰은 석씨의 출산을 도운 조력자나 민간 산파 등도 찾고 있다.

경찰은 일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구체적 진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탐문 수사 등을 통해 사라진 딸의 행방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달 10일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살 된 여아의 모친은 살인 및 아동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모(22)씨로 알려졌지만 DNA 검사 결과 친모는 김씨의 어머니인 석씨로 밝혀졌다. 석씨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 등의 혐으로 지난 11일 구속된 상태다.
[구미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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