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LH, 연이틀 비보에 '황망·침통'…반응은 여전히 '싸늘'
입력 2021-03-13 16:32 
LH

어제(12일) LH의 전북본부장을 지낸 고위급 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오늘(13일) 50대 직원이 연달아 숨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쯤 경기 파주시 법원읍의 한 컨테이너에서 LH 파주사업본부에 근무하는 50대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범죄 혐의점 또한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사망 전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차장과 과장의 중간 정도인 차장대우 직급으로 간부급이 아닌 일반 직원입니다.

앞서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는 LH 전북지역본부장을 지낸 B 씨가 숨진 채 발견된 바 있습니다. 발견된 유서에는 "지역 책임자로써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경찰은 B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간부급과 일반 직급 구성원이 잇따라 하루 차이로 목숨을 끊으면서 LH는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LH 한 관계자는 MBN과 통화에서 "많이 허탈해하고 침통한 분위기"라며 "회사 해체 얘기도 나오다보니 많이 눌려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해체라는 말은 열심히 일하던 입장에서는 힘들다"면서도 "어떤 얘기를 해도 좋게 보일 수 없는 상황이고 국민 신뢰 땅에 떨어진 상태"라고 자조했습니다.


특히, LH의 업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주거복지 분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며 "저런 쪽(투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회사 전체가 투기꾼 구성원으로 매도되다 보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내부 구성원들의 고충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집 없는 사람도 많다"며 "사실 블라인드도 현직 직원은 아닐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LH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망언 글이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억울하면 LH에 들어왔어야 한다거나 한 두 달이면 LH 사태가 잠잠해질 것이라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여 물의를 빚었습니다.

한편, LH 내부의 잇단 비보에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한 편입니다. 블라인드에는 '사망은 사망, 조사는 조사'라거나, 고인이 취득한 부당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망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게 죽을 정도 일인가? 윗선 때문에 죽는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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