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학개미 투자 리포트 ◆
서울 불광동에 사는 김 모씨(59·여)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에 투자했다. 코스피가 1400까지 떨어지자 기회라고 생각해 과감히 비상금 5000만원을 털었다. 가족들은 모두 말렸지만 김씨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를 전량 처분했다. 10개월 동안 두 배 넘는 수익을 거둔 것은 물론이다. 김씨는 "삼성전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언제든 다시 살 것"이라며 "우량주가 싸게 나올 때 사는 것은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는 여성이 대세'라는 속설에 이어 주식 투자에서도 여성 자산가가 남성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주식 투자에 뛰어든 이른바 '동학개미' 계좌와 수익률을 분석해 나타난 결과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국내 4대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 22만7000명을 분석했다. 기존 투자자 13만7000명, 신규 투자자 9만명을 조사표본으로 삼았다.
증권사 4곳에서 지난해 3~10월 처음으로 가입한 투자자 비중은 73.4%였다. 전체 투자자 10명 가운데 7명은 기존 투자자와 다른 '동학개미'였던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시가 'V자'로 반등하는 가운데 동학개미는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 기간 중 대형주 순매수 가운데 59.8%, 중소형주 순매수 가운데 77.7%는 동학개미들이 차지했다
동학개미는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매매 또한 기존 투자자보다 활발하게 했다. 하루 동안 매수와 매도를 모두 하는 일일거래 비중은 전체 거래대금 대비 50~60% 정도를 차지했다. 절반은 매일 단타를 치는 개미라는 뜻이다. 동학개미가 매수한 주식을 한 차례 교체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8.5거래일에 그쳤다. 기존 투자자가 12.3거래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단타에 치중했다는 뜻이다.
'스마트 개미'로 불리는 동학개미는 사실 매매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적극 투자층이었다. 전체 개인투자자 가운데 80~90%는 20거래일 이내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훈 한국투자증권 GWM센터장은 "주식 보유 기간이 한 달 미만이라고 하면 짧은 편으로 볼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를 활발히 하고 수수료가 거의 없다 보니 매매가 예전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한 투자 실력을 보여줬다. 김씨처럼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으로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연령대 가운데 삼성전자를 보유한 비율은 모두 여성이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자산가의 경우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여성은 이 기간 수익률이 24.2%에 달했지만, 남성은 14.4%에 그쳤다. 투자자금 3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남성은 지난해 3~10월 -1.3% 수익률을 보였지만 여성은 4.6%로 압도했다. 지난해 3~10월 코스피는 14.1% 상승했는데,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여성만이 손해를 보지 않았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우량주를 장기간 보유해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 원칙을 잘 지켰던 것이다. 실제로 1억원 이상 투자자의 경우 남성은 거래비용 비중이 2.4%였지만 여성은 1.4%로 낮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남성은 지나치게 정보를 많이 취득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면서 "정보를 많이 취득할수록 주식을 매매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고 해석했다. 인터넷 블로그와 책은 물론 유튜브까지 탐색하면서 정보로 다른 투자자보다 우위를 점하려고 하다 보니 중소형주나 나쁜 주식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정 팀장은 "차트를 자주 쳐다볼수록 매매를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적 경험으로 봤을 때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실시간 주가 움직임에 덜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투자자는 기존 투자자들에 비해 시장 대표주식을 더 선호했다. 신규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셀트리온·현대차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식을 순매수 상위권에 뒀다. 삼성전자에 대한 선호도는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높았다. 기존 투자자는 시장 대표주식보다는 대형주식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전력·신한지주 등 전통산업군 주식 순매수 비중도 높았다. 특히 기존 투자자 중에서도 여성 투자자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 불광동에 사는 김 모씨(59·여)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에 투자했다. 코스피가 1400까지 떨어지자 기회라고 생각해 과감히 비상금 5000만원을 털었다. 가족들은 모두 말렸지만 김씨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를 전량 처분했다. 10개월 동안 두 배 넘는 수익을 거둔 것은 물론이다. 김씨는 "삼성전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언제든 다시 살 것"이라며 "우량주가 싸게 나올 때 사는 것은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는 여성이 대세'라는 속설에 이어 주식 투자에서도 여성 자산가가 남성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주식 투자에 뛰어든 이른바 '동학개미' 계좌와 수익률을 분석해 나타난 결과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국내 4대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 22만7000명을 분석했다. 기존 투자자 13만7000명, 신규 투자자 9만명을 조사표본으로 삼았다.
증권사 4곳에서 지난해 3~10월 처음으로 가입한 투자자 비중은 73.4%였다. 전체 투자자 10명 가운데 7명은 기존 투자자와 다른 '동학개미'였던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시가 'V자'로 반등하는 가운데 동학개미는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 기간 중 대형주 순매수 가운데 59.8%, 중소형주 순매수 가운데 77.7%는 동학개미들이 차지했다
'스마트 개미'로 불리는 동학개미는 사실 매매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적극 투자층이었다. 전체 개인투자자 가운데 80~90%는 20거래일 이내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훈 한국투자증권 GWM센터장은 "주식 보유 기간이 한 달 미만이라고 하면 짧은 편으로 볼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를 활발히 하고 수수료가 거의 없다 보니 매매가 예전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한 투자 실력을 보여줬다. 김씨처럼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으로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연령대 가운데 삼성전자를 보유한 비율은 모두 여성이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자산가의 경우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여성은 이 기간 수익률이 24.2%에 달했지만, 남성은 14.4%에 그쳤다. 투자자금 3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남성은 지난해 3~10월 -1.3% 수익률을 보였지만 여성은 4.6%로 압도했다. 지난해 3~10월 코스피는 14.1% 상승했는데,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여성만이 손해를 보지 않았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우량주를 장기간 보유해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 원칙을 잘 지켰던 것이다. 실제로 1억원 이상 투자자의 경우 남성은 거래비용 비중이 2.4%였지만 여성은 1.4%로 낮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남성은 지나치게 정보를 많이 취득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면서 "정보를 많이 취득할수록 주식을 매매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고 해석했다. 인터넷 블로그와 책은 물론 유튜브까지 탐색하면서 정보로 다른 투자자보다 우위를 점하려고 하다 보니 중소형주나 나쁜 주식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정 팀장은 "차트를 자주 쳐다볼수록 매매를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적 경험으로 봤을 때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실시간 주가 움직임에 덜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투자자는 기존 투자자들에 비해 시장 대표주식을 더 선호했다. 신규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셀트리온·현대차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식을 순매수 상위권에 뒀다. 삼성전자에 대한 선호도는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높았다. 기존 투자자는 시장 대표주식보다는 대형주식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전력·신한지주 등 전통산업군 주식 순매수 비중도 높았다. 특히 기존 투자자 중에서도 여성 투자자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