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모가 더 높아진 쿠팡…김범석 7조 손정의 23조 [종합]
입력 2021-03-11 11:28  | 수정 2021-03-11 12:14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들이 세워져 있다. 2021. 2. 17. 한주형기자


쿠팡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한다. 약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한 쿠팡은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매물로 나온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 기업가치 72조…아시아 네 번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주식 공모가가 35달러(약 3만9862원)로 확정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는 쿠팡이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시한 24~32달러 범위보다 높은 가격이다. 앞서 쿠팡은 기존 27~30달러에서 공모 희망가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쿠팡은 5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WSJ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630억달러(약 71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아시아 기업 중 알리바바, 핀둬둬, 징둥닷컴, 바이두에 이어 4번째 규모다. 쿠팡은 11일부터 종목코드 'CPNG'로 거래된다.
공모가로만 계산하더라도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상장 후 지분(10.2%) 가치는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쿠팡의 최대주주 비전펀드의 지분(33.1%) 가치는 208억달러(약 23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투자한 30억 달러의 약 7배다. 쿠팡맨 등 현장 직원들도 자사주를 받는다. 1인당 200만원 규모로, 공모가 기준 50주 안팎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 출처=연합뉴스]

◆ "K-이커머스, 일본 제치고 글로벌 4위"


이날 쿠팡은 총 1억 2000만주를 공모했다. 투자자들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쿠팡의 시장지배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조 5340억달러다. 한국은 1046억 달러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 특히 한국은 온·오프라인 전체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35.8%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전세계 평균(16.3%)의 2배 이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의 기업공개(IPO) 소식을 전하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중국과 미국에 이어 올해 3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각축전인 것도 매력적이다. 경쟁자들이 비슷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는 네이버(17%)로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쿠팡의 하루 평균 배송은 170만건, 1분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상품은 1200개에 달한다.
쿠팡 풀필먼트 센터. [사진 제공=쿠팡]

◆ '反 쿠팡연대' 맞서 물류센터 투자


쿠팡은 약 5조원의 실탄을 '배송 전쟁'에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배송시간 단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지분을 교환하는 '혈맹'을 맺었다. 네이버는 이마트와도 2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검토 중이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8억70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국내에 7개의 풀필먼트(보관·포장·배송·재고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 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풀필먼트는 '로켓배송'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쿠팡은 현재 전국 70%인 로켓배송 지역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은 배달앱 '쿠팡이츠'도 운영하고 있다. 요기요와 이베이코리아가 누구 품에 안길지도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두 회사의 몸값은 각각 2조원대, 5조원대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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