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계 주관사 없어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해외 큰손 청약 늘었다
입력 2021-03-10 17:56 
국내 공모주 역사를 다시 쓴 SK바이오사이언스 수요예측 결과를 두고 국내 증권사 기업공개(IPO) 본부의 해외 세일즈 역량이 한 단계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 규모와 기업가치 모두 1조원이 넘는 '빅딜'임에도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데, 외국계 주관사를 포함시킨 최근 대형 딜에 비해 해외 기관투자가 모집 실적이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공동 주관을 맡았다.
지난 8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해외 기관투자가가 전체 청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건수 기준 20%다. 이는 지난해 대표적인 빅딜로 꼽히는 SK바이오팜(11%)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이며, 빅히트(23%)와 비교해도 크게 처지지 않는 성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규모가 1조4918억원으로 SK바이오팜(9594억원), 빅히트(9626억원)에 비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분석에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인수인과 거래 관계가 있거나 인수인이 실재성을 인지하고 있는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건수에서도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거래 실적이 있는 외국 기관투자가 130곳이 SK바이오사이언스에 청약했는데 이는 SK바이오팜(117건)과 빅히트(125건)에 비해 높은 수치다. 거래 실적이 있는 기관의 청약 경쟁률도 91.17대1로 21대1 수준을 기록한 SK바이오팜과 빅히트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한 증권사 IPO본부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 기관투자가의 투자 규모와 함께 한국 증시도 성장하면서 조 단위 딜에 반드시 외국계 주관사를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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