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혼돈의 개미…2월 하락장, 3월 상승장 베팅
입력 2021-03-10 17:52  | 수정 2021-03-10 23:16
개인투자자들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증시 출렁임 속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상승에 베팅하는 개인과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들이 한꺼번에 난립하는 양상이다. 미국 장기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위주로 옥석을 가리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가장 거래대금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레버리지였다. 이는 코스피200 하루 변동폭을 2배로 설정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이달 들어서만 KODEX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7조7516억원에 달한다. 한편 지난달 가장 거래대금이 컸던 ETF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였다. 지난달 월간 거래대금이 20조7236억원이었다. KODEX200선물인버스2X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폭의 두 배만큼 수익을 거두는 상품이다. 불과 한 달 사이에 ETF 투자자들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판단을 바꾼 것이다.
ETF 거래대금은 일반적으로 한쪽으로 쏠리는 편이다. 2018년을 예로 들면 한 해 동안 가장 거래대금이 많았던 종목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였고 KODEX200, KODEX레버리지가 뒤를 이었다. 둘 다 증시가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상품이다. 2019년 역시 거래대금 1위는 KODEX레버리지, 2위는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3위는 KODEX200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까지 이어지다 올해 들어 변화가 발생했다. 코스피가 천장을 뚫고 비상하기 시작하자 피로감이 쌓이면서 상승과 하락에 번갈아 베팅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올해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만 해도 코스피는 한 달 동안 3.58% 급등했으나 2월 들어 1.23% 오르면서 상승폭이 잦아들더니 3월 들어 10일까지는 전월 대비 1.82%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10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6% 떨어져 2958.12로 마감했다. 이날에도 코스피는 하루 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개인투자자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0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889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약보합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장기 금리가 투자 판단을 어렵게 하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장기 금리는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때 상승하는 경향을 띤다. 금리는 '돈의 수요'를 말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 곳이 많으면 금리가 상승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장기 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두운 면 또한 존재한다. 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난해 3월 팬데믹 이후 증시가 유동성 장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세계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무한정으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는데, 이를 디딤돌로 삼아 증시는 'V자'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개별 기업 위주로 투자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기 금리 상승은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신호인 만큼 어떤 기업의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를 넘어서는 등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장주가 급락했다"면서 "미국이 부양책을 시행하면 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수 있어 가치주가 비록 부진했지만 낙폭이 제한적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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