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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6000만원 비트코인…"고수익 보장" 코인 리딩방 주의하라
입력 2021-03-10 17:46  | 수정 2021-03-10 20:20
최근 1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원 넘게 오르며 가상자산 투자자가 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 시세가 안내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코인 24원 기억하고 잘 모아보세요."
최근 비트코인이 급등한다는 말을 듣고 가상자산에 투자를 시작한 직장인 A씨는 최근 한 '코인 리딩방'이란 곳에 가입했다. 가상자산 관련 커뮤니티에서 '리딩방을 통해 수익 3000만원을 올렸다'는 글에 첨부된 텔레그램 링크를 보고 들어간 것이다. 운영자는 월 회원비로 220만원을 요구했고 A씨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이를 내고 가입했다. 해당 리딩방에서는 지금 '○○코인'에 투자하면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고, A씨는 이 말만 믿고 그대로 투자했지만 30% 이상 손실을 기록하며 1000만원 넘는 손해를 봤다. 손실에 대해 항의하자 리딩방 운영자는 책임이 없다며 회피했고, A씨는 회원비 90만원만 겨우 환불받을 수 있었다.
1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원 넘게 오르는 등 가상자산 가격 급등으로 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리딩방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딩방은 '리더'로 불리는 자칭 투자 전문가가 고수익을 미끼로 메신저를 통해 특정 종목 주식 등을 매도·매수 추천(리딩)해주는 서비스다. 코인 리딩방은 주식 리딩방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급등할 코인을 선정해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식이다.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상자산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현재도 대화방 수십 개가 나온다. 이들은 모두 불법으로 암암리에 운영되고 있다.
유료 리딩방은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회원비를 받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 리딩방은 많게는 한 달에 수백만 원 넘는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원비를 가상자산으로 요구하고 있어 단속도 쉽지 않다. 리딩방 가입을 명목으로 먼저 코인을 요구한 뒤 입금 후 잠적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리딩방 등을 이용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코인 관련 정보를 무분별하게 공유하고 있는 데다 광고를 통해 유료 리딩방으로 넘어오라고 유혹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정식으로 상장된 코인만 수백 개가 넘는다. 가상자산 투자자로서는 종류가 많고 코인에 대한 정보도 적기 때문에 리딩방 등으로 관심이 가게 된다. 특히 이런 리딩방은 '하루 100만~500만원 수익 보장' '투자 시 예상 수익률 300%' 등 자극적인 문구로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 시장과 달리 가격 제한 장치가 없어 하루 만에 등락폭이 수백 %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불법 리딩방에 발을 잘못 디딘 뒤 투자 실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다시 상승하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6154만원에 거래됐다.
[한상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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