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청, 변창흠 경질론에 선 긋지만…與일각서 '읍참마속' 고개
입력 2021-03-10 17:32  | 수정 2021-03-17 18:05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에 선을 그었습니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덮친 대형 악재로 여론 지형이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일단 대책 마련을 통한 사태 수습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오늘(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직자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하는 건데 지금은 조사 결과도 안 나온 상황"이라며 "변 장관 경질을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원내대표단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변 장관 거취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도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경질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단순히 대통령의 언급을 제가 못 들었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2·4 부동산 공급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의 취지를 생각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진상 규명 이전에 변 장관 거취 문제부터 초점이 맞춰진다면 부동산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민 주거 안정에 중요한 시점"이라며 "변 장관이 여기에 대해 명백하게 해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면 해나가는 것이고, 본인의 말대로 부족한 것이 있다면 스스로의 선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변 장관 퇴진 요구가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11일 정부의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 뒤에도 여론이 악화한다면 변 장관 경질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벌써 일부에선 이른바 '읍참마속'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박수현 당 홍보소통위원장은 이날 MBN에 출연해 "변창흠표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변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국무위원은 임기가 보장된 자리가 아니라 정무적인 자리"라며 "변 장관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석현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사퇴해야 하지만, 시기는 엄정한 조사 발표 직후 대통령이 결단하는 모습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재보선이 다가올수록 변 장관의 거취를 놓고 당과 청와대 간 온도 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 중진 의원은 "김현미 장관에서 변창흠 장관으로 바꾸면서 '메신저 체인지' 효과를 노렸던 것인데, 이번 사태로 사실상 그 효과가 상실됐다"며 "민심이 빨리 수습되지 않는다면 거취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당내 공직자 투기·부패 근절TF를 설치해 이해충돌방지법, 공직자윤리법, 국회법 개정안 등 입법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특별법을 통한 투기이익 환수 소급적용, LH 전면 개혁, 부동산 거래 감독기구 설치 같은 특단의 대책도 거론됩니다.

당 윤리감찰단은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제기된 양이원영 의원 모친, 김경만 의원 배우자 등 당내 선출직 공직자와 그 가족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거쳐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단 방침입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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