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윤석열 "LH투기, 게임룰 조작"…공정경쟁 강조
입력 2021-03-10 15:53  | 수정 2021-03-17 16:05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늘(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놓고 "공정해야 할 게임룰이 조작된 것"이라며 엄정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권과 반칙없이 공정한 룰이 지켜질 거라는 믿음을 주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사퇴 후 LH 사건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의 직접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슬로건인 '공정'을 강조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성실함과 재능만으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아보려는 청년들에게 이번 LH 투기 사태는 게임룰조차 조작되고 있어서 아예 승산이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공정한 경쟁"이라며 "이런 일이 드러났을 때, 네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엄벌 되는 걸 만천하에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권 눈치 보지 말고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윤 전 총장은 이 같은 선택적 메시지를 내면서 4·7 재보궐 선거까지는 대외 활동 없이 자택에 칩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 윤 전 총장이 SNS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윤 전 총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윤 전 총장은 3~4월 중에는 특별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 없다"면서 "이에 공보활동의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고 특별히 준비해 둔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4월 재보선 전까지 정세를 관망하고, 이후 상황을 봐가며 정치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뉘앙스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선호도 1위에 오른 만큼 성급하게 정치 행보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당분간 자택에 머물며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 질서나 법치주의·헌법 질서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자신이 고민한 법치주의에 관한 내용을 논문이나 책으로 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 측근은 이 작업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외부 강연 활동에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 역시 현 단계에선 성급하다는 게 윤 전 총장 주변인들의 설명입니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실무적으로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한 지인은 "지금 아무도 없어 혼자니, 적어도 비서 역할을 해 줄 사람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주변의 추천을 받아서 뽑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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