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끌 빚투…가계 대출 사상 첫 1000조 찍었다
입력 2021-03-10 14:48  | 수정 2021-03-10 15:00
지난 달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2월 말 국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이승환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결국 10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주택자금 수요가 지난해부터 폭증한 영향이 가장 컸다.
10일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중 가계대출이 6조7000억원 늘어 1003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3월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1개월 만이다.
2020년 증가폭은 주택담보대출이 68조3000억원,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을 합한 기타대출이 32조4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기타대출의 상당부분이 주택구매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결국 가계대출 폭증은 집값 상승과 그에 따른 수요 확대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2월만 비교했을 때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지난해 2월(9조3000억원)이 가장 많았으며 지난 2월이 바로 그 뒤를 이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6조4000억원 늘었고, 기타대출이 3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거래를 위한 자금 수요가 여전히 높은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전세자금대출도 크게 늘었다"며 "2월 들어 설 상여금이 지급되고 주식투자 수요가 줄어든 영향에 기타대출 증가액은 상당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꺾인 데에는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에 더해,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용대출의 금액 및 이자율 관리에 나선 영향도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가계대출은 60조7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 한 해 동안은 100조5000억원 늘어 증가속도가 가팔라졌다.
은행권 기업 대출 잔액도 다음 달이면 10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2월 은행 기업대출은 8조9000억원 늘어 99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1000조 돌파 '카운트다운'에 들어선 셈이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1월 10조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2월에는 대기업이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영향에 대기업 대출은 6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반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 대출은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송민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