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형마트와 경쟁 밀리지 않아요"
입력 2009-07-24 16:04  | 수정 2009-07-24 18:04
【 앵커멘트 】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마켓의 활로를 모색해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유통업체의 상생은 불가능한 것인지, 또 대안은 없는지 김형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서울 중랑구에 있는 전통시장입니다.

천장은 비가 와도 질척이지 않도록 덮개를 씌웠고, 중구난방 펼쳤놓았던 좌판도 가지런히 정리했습니다.

시장 손님을 위한 전용 주차장도 있습니다.

▶ 스탠딩 : 김형오 / 기자
- "근처 400미터 떨어진 곳에 이마트 등 대형 마트가 4곳이나 있지만, 이곳 우림 시장은 늘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가게마다 제각각이던 물건값은 정액제로 바꿨고, 공용 쿠폰제를 도입해 여러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인터뷰 : 유의준 / 우림시장 상인조합회 이사장
- "전통시장에는 푸근한 정이 있지, 좋은 물건 싸게 살 수 있지, 선물도 받지 상인들이 단합해 노력하니까 주변의 고객들이 많이 찾아줍니다."

시설 현대화와 유통질서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찾아가는 전통시장과 달리 동네 슈퍼마켓은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영세 상인들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슈퍼 슈퍼마켓, 즉 SSM의 영업시간 제한이나 입점 시 거리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한 세계무역기구 WTO 규정을 위반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상완 /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 "근본적인 문제를 뜯어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SSM하고 경쟁할 수 있을는지, SSM하고 경쟁이 되지 않는데 그걸 법으로 SSM이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아놓기만 해서 될 문제인지…그건 아니거든요."

일본은 대형 유통업체가 진출하기 전 해당 지역 상인들과 사전 조율을 거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영향평가조사를 통해 진출을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 권고합니다.

1959년부터 지금까지 9차례 조사가 있었지만, 실제 조정권고가 이뤄진 적은 없습니다.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대기업이 출점계획을 포기하거나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정석연 / 시장경영지원센터 원장
- "아무리 규제, 등록제나 허가제는 하나의 방법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 해결은 기업들의 도덕성에 바탕을 둔 상생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또다시 이런 문제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과 독일, 미국 등도 정부나 지자체가 사전영향 평가나 도시계획법령을 통해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근간은 상생입니다.

싹쓸이보다는 더불어 공존하자는 대기업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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