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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돈 언제 다 갚나"…전셋값 집값 구하느라 가계대출 1000조 첫 돌파
입력 2021-03-10 12:02  | 수정 2021-03-10 13:46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이사철 수요와 맞물려 역대 2월 증가액 기준으로 두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잔액 기준으로는 10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노력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1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7000억원 늘었다. 공식 집계로 월간 잔액 기준 1000조원도 돌파했다.
이같은 증가 규모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역대 2월 기준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해 2월 9조3000억원 증가였다. 전월의 7조6000억원 증가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733조3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6조4000억원 늘어, 역시 역대 2월 기준 두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이중 전세자금대출이 3조4000억원 늘어 증가분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이날 관련 설명회에서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대해 "전세자금에 대한 수요가 대출로 이어진 것은 전셋값 상승도 영향을 줬지만, 2월이 신학기를 맞은 이사철이라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며 "통상 2월에는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거래량(확정일자 기준)은 지난해 11월 4만호, 12월 4만1000호, 이어 올해 1월 3만6000호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68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월의 2조6000억원 증가에서 크게 축소된 것이다.
관련해 박 차장은 "지난달 설 상여금 지급으로 가계의 자금이 유입됐고, 2월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들의 주식투자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여 기타대출이 증가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요인도 있겠지만 은행들이 자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에 대한 대출태도를 강화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2월중 은행 기업대출의 경우 전월(10조원)보다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지만 역대 2월 기준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95조3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8조9000억원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이 6000억원, 중소기업이 8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증가한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절반 가량인 4조1000억원을 차지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은 역대 2월 기준 가장 큰 것이다.
박 차장은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자금 수요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들의 금융지원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컸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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