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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배혜윤이 우승을 다짐하는 이유 [MK人]
입력 2021-03-10 04:28 
9일 오후 경기도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삼성생명과 KB스타즈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생명 배혜윤이 3점슛을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용인)=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용인) 안준철 기자
파울 아웃돼서 너무 미안했는데, 그래서 너무 기뻤다.”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배혜윤(32)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나자 누구보다 좋아했다.
배혜윤은 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18점을 올리며 Liiv M FLEX(리브모바일 플렉스)에 선정됐다. 리브모바일 플렉스는 주관방송사가 선정하는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 경기별 MVP다. 삼성생명은 이날 연장 접전 끝에 84-83으로 승리하며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마지막에 웃었지만, 가슴 졸인 순간도 있었다. 4쿼터 막판에 허예은의 컷인 레이업을 막던 중 5번째 파울을 범해 벤치로 돌아갔다.
경기 종료 후 배혜윤은 5반칙 퇴장 후 벤치에서 정말 열심히 응원했다. 선수들이 멋지게 해내서 감동했다. 오늘 1차전보다 중요했던 경기였는데 이겨서 좋다”라며 웃었다.
앞서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배혜윤은 4위팀이 챔프전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물론 당시만 해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발언이라는 게 지배적이었다. 삼성생명은 말 그대로 언더독(Under Dog)일 뿐이었다.
하지만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을 플레이오프에서 2승 1패로 꺾고, 5전 3선승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2연승을 거뒀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연승한 팀들은 100% 우승했다. 배혜윤은 플레이오프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다들 KB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하셨더라. 정규리그 4위가 우승한 적이 없지 않다. 그래서 4위도 우승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 앞으로도 4위팀이 우승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임근배 감독 부임 후 함께 하며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는 배혜윤은 독님 색깔은 확실하다. 결국 우승으로 결실을 맺어야 감독님 시도도 성공하는 것이다. 사실 성적이 안 나면 감독님이 시도한 게 성공했다고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팀이 그동안 챔프전도 가고 준우승까지 했는데 우승해야 감독님 추구하는 게 맞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 감독님이 많은 믿음을 줘서 많이 컸다. 우승을 해야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건 사실이다. 배혜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핸디캡은 아니었다. 배혜윤은 체력 문제는 핑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차전이 연장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체력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오늘 우리가 이기긴 했지만, 실수가 많았다. 체력이 부족하면 실수가 많아진다. 실수를 줄여야 한다. 실수가 많아지면 더 지친다. 힘들더라도 참아야 한다. 방법이 없다”라며 웃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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