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사로잡은 고전, 존 스튜어트 밀<자유론>
지난주 법조계 관계자로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학창시절 윤 전 총장은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영향을 받아 경제학과 진학을 생각했다. 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의<자유론>을 읽고 크게 감화를 받아 아예 진로를 법학과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이해하려면 반드시<자유론>을 읽어봐야 한다. 법률가 윤석열의 사상적 뿌리가 되는 책이다."
다른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윤 전 총장의 고향 친구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윤 총장은 지도자로서 소양이 있는 사람이다. 19세기 위대한 정치 사상가인 존 스튜어트 밀의<자유론>에 심취했던 사람이라고 한다"며 "인문학 서적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했다고 전한다. 법전만 읽은 법조인과는 다르고 독서량이 많은 사람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2020년 12월 26일 | 폴리뉴스 인터뷰)
윤 전 총장은 지난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단숨에 대선 후보 1위에 올라서며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검사로 범죄를 수사하며 경력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졌는지 생각을 밝힐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외교·경제·교육 등 복잡한 사회 문제를 언급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정치인으로서의 경쟁력을 평가절하하기도 합니다.
책 한 권으로 한 사람의 생각을 오롯이 읽을 수는 없겠지만, 단면이라도 엿볼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해<자유론>을 펼쳤습니다.
■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만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해야"
존 스튜어트 밀은 19세기 영국의 철학자입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자유론>의 원제는 'On Liberty'로 자유·법·민주주의 등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고전입니다.
우선 자유의 개념에 대해 밀은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바로 자유라고 일컬었다. 권력을 제한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국가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구성원 또는 그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기관의 동의를 얻도록 헌법으로 규정한다."
서문에 적혀 있는 문장은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나는 이 책에서 자유에 관한 아주 간단명료한 단 하나의 원리를 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법에 따른 물리적 제재 또는 여론의 힘을 통한 도덕적 강권-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만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자유론>에 젊은 시절부터 심취했다면 진보보다는 보수 성향에 가깝다고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 취임사·사퇴의 변에서도 '자유민주주의'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취임 이후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여러 차례 강조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법집행 역량을 더 집중시켜야 한다." (2019년 7월 | 검찰총장 취임사)
취임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신임 총장은 시카고학파인 밀턴 프리드먼과 오스트리아학파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사상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추가 설명 자료까지 배포했습니다.
또 한 권의 책이 등장합니다.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선택할 자유>입니다. 부친 윤기중 명예교수가 대학교에 입학한 아들에게 선물로 준 책이라고 합니다. 윤 전 총장은 부친의 영향으로 여러 경제관련 서적을 접했는데 그중<선택할 자유>를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고 사석에서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고 합니다.
윤 총장은 총장직에서 물러설 때도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2021년 3월 4일)
자유민주주의자인 윤 전 총장의 기업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습니다.
"일단 기업을 수사할 때는 그 기업이라는 몸뚱이를 부수는 게 아니고 그 기업을 운영해온 사람들의 문제점을 조사해서 소위 말하는 오너 리스크, 경영진 리스크를 제거해서 그 기업이 더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게 검찰 수사 목적"이라며 "과거 삼성이나 SK를 수사했지만, 수사하면 주가가 올라가고 기업이 더 잘됐지 검찰 수사를 받아서 망한 경우는 없다." (2018년 |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국정감사 발언)
■ 또 하나의 트레이드마크 '법치'
윤 전 총장이 정권과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강조한 것은 바로 '법치'입니다. 지난해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윤 전 총장이 당부한 내용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서 실현됩니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되어야 합니다." (2020년 8월 3일 | 신임검사 신고식)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당시 '법의 지배'는 'Rule of law'를 의미하는 것으로, 'Rule by law'와는 차이가 있다고 부연해 설명했습니다. 쉽게 풀자면 'Rule of law'는 법(특히 헌법)이 정치보다 위에 있기 때문에 권력자도 이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 'Rule by law'는 특히 독재 국가에서 지도자들이 법을 권력의 수단으로 쓰는 경우 많이 언급이 됩니다.
■ '자유'·'자유민주주의'·'헌법'·'법치'
확인할 수 있는 윤 전 총장의 '키워드'를 정리해보면 '자유'와 '자유민주주의', '헌법가치'와 '법치' 등이 남습니다.
"'우리가 지녀야 할 가치'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의 가치이며 그 가치의 기초는 바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이다. 이 자유란 타인이나 집단 또는 국가로부터 어떤 강요나 핍박을 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자율을 존중받고 향유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이런 자유의 보장은 헌법상 개인의 기본적 보호와 법치주의 및 권력분립 등 헌법의 제도적 뒷받침을 받는다는 점에서 헌법적 자유주의라고 부른다."
윤 전 총장이 남긴 말이 아닙니다. 대법관 출신으로 대선에 도전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회고록에 남긴 말입니다. 윤 전 총장의 '키워드'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비단 두 사람뿐이 아닐 겁니다. 법조문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판·검사들의 시각이 대체로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 전 대표는 대선에 세 차례나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 변호사 출신의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판검사가 대통령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 법의 문법과 정치의 문법은 전혀 다르다. 최악의 정치는 법치라는 말도 있다"며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통의 검사로 보면 안 된다. 얼마나 핍박을 받았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인 내공이 상당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대중들의 관심은 윤 전 총장의 출마 여부에 집중됩니다.
하지만, 선거철 정치권에 회자되는 얘기가 있습니다. "총선에서는 회고적 투표가 이뤄지지만, 대선에서는 전망적 투표가 이뤄진다"는 겁니다. 총선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지만, 대선에서 정권과 대립했다는 이유만으로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대안이라며 환호하던 민심이 사소한 실수 하나에 차갑게 식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 선거 레이스가 시작되면 유권자들은 냉정하게 후보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은 무엇인지 까다롭게 검증할 겁니다.
윤 전 총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그의 생각이 무엇인지, 그 생각이 시대정신에 맞는 것인지가 중요해지는 시점이 올 겁니다.
[ 이성식 기자 / mods@mbn.co.kr ]
지난주 법조계 관계자로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학창시절 윤 전 총장은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영향을 받아 경제학과 진학을 생각했다. 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의<자유론>을 읽고 크게 감화를 받아 아예 진로를 법학과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이해하려면 반드시<자유론>을 읽어봐야 한다. 법률가 윤석열의 사상적 뿌리가 되는 책이다."
다른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윤 전 총장의 고향 친구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윤 총장은 지도자로서 소양이 있는 사람이다. 19세기 위대한 정치 사상가인 존 스튜어트 밀의<자유론>에 심취했던 사람이라고 한다"며 "인문학 서적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했다고 전한다. 법전만 읽은 법조인과는 다르고 독서량이 많은 사람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2020년 12월 26일 | 폴리뉴스 인터뷰)
윤 전 총장은 지난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단숨에 대선 후보 1위에 올라서며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검사로 범죄를 수사하며 경력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졌는지 생각을 밝힐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외교·경제·교육 등 복잡한 사회 문제를 언급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정치인으로서의 경쟁력을 평가절하하기도 합니다.
책 한 권으로 한 사람의 생각을 오롯이 읽을 수는 없겠지만, 단면이라도 엿볼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해<자유론>을 펼쳤습니다.
■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만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해야"
존 스튜어트 밀은 19세기 영국의 철학자입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자유론>의 원제는 'On Liberty'로 자유·법·민주주의 등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고전입니다.
우선 자유의 개념에 대해 밀은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바로 자유라고 일컬었다. 권력을 제한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국가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구성원 또는 그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기관의 동의를 얻도록 헌법으로 규정한다."
서문에 적혀 있는 문장은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나는 이 책에서 자유에 관한 아주 간단명료한 단 하나의 원리를 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법에 따른 물리적 제재 또는 여론의 힘을 통한 도덕적 강권-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만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자유론>에 젊은 시절부터 심취했다면 진보보다는 보수 성향에 가깝다고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 취임사·사퇴의 변에서도 '자유민주주의'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취임 이후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여러 차례 강조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법집행 역량을 더 집중시켜야 한다." (2019년 7월 | 검찰총장 취임사)
취임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신임 총장은 시카고학파인 밀턴 프리드먼과 오스트리아학파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사상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추가 설명 자료까지 배포했습니다.
또 한 권의 책이 등장합니다.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선택할 자유>입니다. 부친 윤기중 명예교수가 대학교에 입학한 아들에게 선물로 준 책이라고 합니다. 윤 전 총장은 부친의 영향으로 여러 경제관련 서적을 접했는데 그중<선택할 자유>를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고 사석에서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고 합니다.
윤 총장은 총장직에서 물러설 때도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2021년 3월 4일)
자유민주주의자인 윤 전 총장의 기업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습니다.
"일단 기업을 수사할 때는 그 기업이라는 몸뚱이를 부수는 게 아니고 그 기업을 운영해온 사람들의 문제점을 조사해서 소위 말하는 오너 리스크, 경영진 리스크를 제거해서 그 기업이 더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게 검찰 수사 목적"이라며 "과거 삼성이나 SK를 수사했지만, 수사하면 주가가 올라가고 기업이 더 잘됐지 검찰 수사를 받아서 망한 경우는 없다." (2018년 |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국정감사 발언)
■ 또 하나의 트레이드마크 '법치'
윤 전 총장이 정권과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강조한 것은 바로 '법치'입니다. 지난해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윤 전 총장이 당부한 내용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서 실현됩니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되어야 합니다." (2020년 8월 3일 | 신임검사 신고식)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당시 '법의 지배'는 'Rule of law'를 의미하는 것으로, 'Rule by law'와는 차이가 있다고 부연해 설명했습니다. 쉽게 풀자면 'Rule of law'는 법(특히 헌법)이 정치보다 위에 있기 때문에 권력자도 이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 'Rule by law'는 특히 독재 국가에서 지도자들이 법을 권력의 수단으로 쓰는 경우 많이 언급이 됩니다.
■ '자유'·'자유민주주의'·'헌법'·'법치'
확인할 수 있는 윤 전 총장의 '키워드'를 정리해보면 '자유'와 '자유민주주의', '헌법가치'와 '법치' 등이 남습니다.
"'우리가 지녀야 할 가치'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의 가치이며 그 가치의 기초는 바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이다. 이 자유란 타인이나 집단 또는 국가로부터 어떤 강요나 핍박을 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자율을 존중받고 향유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이런 자유의 보장은 헌법상 개인의 기본적 보호와 법치주의 및 권력분립 등 헌법의 제도적 뒷받침을 받는다는 점에서 헌법적 자유주의라고 부른다."
윤 전 총장이 남긴 말이 아닙니다. 대법관 출신으로 대선에 도전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회고록에 남긴 말입니다. 윤 전 총장의 '키워드'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비단 두 사람뿐이 아닐 겁니다. 법조문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판·검사들의 시각이 대체로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 전 대표는 대선에 세 차례나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 변호사 출신의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판검사가 대통령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 법의 문법과 정치의 문법은 전혀 다르다. 최악의 정치는 법치라는 말도 있다"며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통의 검사로 보면 안 된다. 얼마나 핍박을 받았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인 내공이 상당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대중들의 관심은 윤 전 총장의 출마 여부에 집중됩니다.
하지만, 선거철 정치권에 회자되는 얘기가 있습니다. "총선에서는 회고적 투표가 이뤄지지만, 대선에서는 전망적 투표가 이뤄진다"는 겁니다. 총선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지만, 대선에서 정권과 대립했다는 이유만으로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대안이라며 환호하던 민심이 사소한 실수 하나에 차갑게 식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 선거 레이스가 시작되면 유권자들은 냉정하게 후보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은 무엇인지 까다롭게 검증할 겁니다.
윤 전 총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그의 생각이 무엇인지, 그 생각이 시대정신에 맞는 것인지가 중요해지는 시점이 올 겁니다.
[ 이성식 기자 / mod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