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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황제' 올림픽선수촌 1차 안전진단 통과
입력 2021-03-08 17:52  | 수정 2021-03-08 21:54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1988년 준공된 이 단지는 건물 노후화로 파편이 떨어지는 등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매경DB]
'전통의 부촌'이자 5540가구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2년 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재수 끝에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이다. 다만 '조건부'인 만큼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다.
8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이날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측에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용역 시행 결과 D등급(53.37점)으로 '조건부 재건축'으로 결정됐다"고 통보했다. 재건축 사업 첫 관문을 통과하게 되면서 주민들은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을 진행할 단초를 마련했다.
그러나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건 아니다. D등급이어서 2차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정밀안전진단은 A~E등급 등 5개 등급으로 나뉜다. △A~C등급은 재건축 불가 △E등급(31점 미만)은 재건축 확정 △D등급(31~55점)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국토안전관리원의 2차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최종 통과 여부를 가리게 된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서울의 대표적인 초기 재건축 단지다. 1988년 준공된 이 단지는 5540가구 규모로 강남권 재건축 잠룡으로 불린다.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로 피해를 본 대표적인 단지로도 꼽힌다. 2년 전인 2019년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으나 C등급을 받아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당시 안전진단에서 떨어진 건 '구조안전성' 항목에서 B등급(81.91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8년 국토교통부가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건물 노후화로 인한 붕괴 등 구조적 위험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구조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상향한 게 탈락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유상근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재건축 모임(올재모) 회장은 "이번에는 다른 기관에서 안전진단을 받았는데 지난번 진단이 '오진'이었다"며 "곧바로 절차를 밟아 2차 안전진단 일정도 서두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입주 기간이 9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1986년 11월 입주)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것과는 반대로 9단지(1987년 7월)가 정밀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목동은 지난해 6월 6단지가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됐고, 10개 단지(1·2·3·4·5·7·10·11·13·14단지)는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번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안전진단 조건부 통과에 대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고려가 작용됐다는 해석도 있다. 목동 1단지가 지난달 안전진단 결과 52.43점(D등급)으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곧바로 올림픽선수촌이 뒤따른 것은 선거 전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 제보를 받습니다. estate2@mk.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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