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한은행 이어 농협 대출금리도 오른다
입력 2021-03-07 17:10  | 수정 2021-03-07 20:18
올해 들어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상에 속속 나서는 가운데 시장금리 또한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시장금리는 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 내서 주식시장 투자)'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일단 농협은행은 정책 우대금리 부문에서 이 은행의 최초 신규 고객 우대금리 0.2% 항목을 삭제한다. 또 단기 변동금리 우대(1년 이하) 항목의 우대율을 0.2%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내렸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에서 처음으로 주담대를 단기 변동금리로 받으려고 했던 사람은 금리가 종전보다 0.3%포인트 올라가게 된다. 그만큼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또 농협은행은 같은 날부터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는 0.1%포인트 높인다고 밝혔다. 현재 0.9%포인트인 최대 우대금리가 1%포인트로 오른다.
신한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추면서 체감 금리가 높아졌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따라 가계대출보다는 자영업자 등 중기 대출에 더 많은 재원을 배정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2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480조1258억원으로 1월 말(476조3689억원)에 비해 3조756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이 3조7976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대출 증가분 중 대부분이 주담대에서 나온 셈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따르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주담대 증가 폭이 컸던 일부 은행들이 앞장서서 대출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문제는 최근 국내외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시장금리의 급등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가 등 수입 물가는 물론 국내 물가가 모두 최근 큰 폭으로 뛰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다"며 "이에 따른 미국 국채와 국내 국채의 금리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인정하며 금리를 안정시키려는 대책을 내놓지 않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급등하며 5일 오전 한때 2%를 넘기도 했다. 10년물 금리가 연 2%를 넘긴 것은 2019년 3월 12일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주담대 등 가계대출 금리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금리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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