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러다 수목원 될라"…광명시흥 논밭 매수자 38% 서울시민
입력 2021-03-07 10:40  | 수정 2021-03-14 11:08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광명 시흥지구에서 최근 1년간 논과 밭의 매입자 40%정도가 서울 거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히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수도권 외곽 논밭을 산 이도 있겠지만,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와 그 주변부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10억원 이상 가격에 거래된 밭과 논 거래 36건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총 89명의 매수자 중 34명(38.2%)이 서울 거주자로 조사됐다. 광명시와 시흥시 주민은 28명, 이 외 지역 거주자는 27명이었다.
이번에 광명·시흥지구에 땅을 사 물의를 일으킨 LH 직원 상당수도 서울 송파구와 판교 등 강남권 거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2·4 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광명·시흥 신도시가 지정된다는 사실이 이미 퍼졌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에 향후 신도시 관련 토지보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LH 직원들의 사례와 같이 토지보상만 아니라 영농보상까지 노리고 개발 예정지에 묘목을 빼곡히 심어놓는 등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어린 묘목을 심어두면 보상은 다 자란 나무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목돈을 챙길 수 있어 신규 택지 개발 후보지나 도로 공사 예정지 등지에서는 '묘목밭'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지역 인근주민은 "지난해부터 땅 투기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묘목을 그냥 꽂기만 한 곳도 많은 것 같다"면서 "시나브로 늘어가는 묘목 밭을 보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수목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흘러 나왔다"고 전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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