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캐디 앞에 두고 '풀스윙'…실명위기 부상에도 18홀 다 돌아
입력 2021-03-04 15:29  | 수정 2021-03-11 16:05

공을 줍던 캐디를 앞에 두고 골프채를 휘둘러 공으로 얼굴을 맞춘 혐의를 받는 50대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오늘(4일) 경남 의령경찰서 등에 따르면 캐디 30살 A씨는 지난달 14일 의령군 한 골프장에서 B씨 일행의 경기를 보조했습니다.

그러다 8번홀에서 B씨가 친 샷이 해저드(골프장 내 움푹 파인 웅덩이나 연못)에 빠지자 A씨는 '앞으로 이동해 다음 샷을 하라'고 안내한 뒤 공을 주으러 갔습니다.

그런데도 B씨는 아무 경고도 없이 그 자리에서 다른 골프공을 꺼내 골프채를 휘둘렀습니다.


공은 약 10m 앞에 있던 A씨의 안면을 그대로 강타했고, A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게다가 눈에 받은 충격으로 각막과 홍채 사이 손상이 생겨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잘못하면 실명까지 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당시 그린까지 남은 거리가 150m나 되는 지점에 있어 B씨는 힘껏 '풀스윙'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런 상황임에도 B씨 일행은 캐디 교체를 요구해 18홀을 모두 다 돈 뒤 귀가했습니다.

A씨는 고소장에서 "B씨는 공을 치기 전 피해자에게 공을 조심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해야 할 주의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사건이 발생한 뒤 웃고 떠들며 끝까지 골프를 치고 병원에 실려 간 저에게는 전화 한 통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A씨는 이와 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최근 의령경찰서에 제출했고, 경찰 관계자는 "고의성 여부에 따라 상해나 과실치상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나 우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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