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음주 후 수면제 복용해 숨져도 보험금 지급"

【 앵커멘트 】
술에 만취해 수면제를 복용해 숨졌어도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런 사고도 우발적인 보험사고로 인정한 판결입니다.
박대일 기자입니다.


【 기자 】
주부 전 모 씨는 만취상태에서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숨졌습니다.

사망원인은 급성 주정중독.

급성 주종중독이란 짧은 시간에 술을 다량 마신 뒤 구토를 할 때 이물질이 기도를 막아 사망에 이르는 증세입니다.

술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자율신경이 마비되기 때문입니다.

전 씨의 남편 김 모 씨는 부인이 상해보험에 가입했던 보험사 2곳을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보험사는 외래요인으로 숨진 사고가 아니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 15부는 김 씨에게 보험금 1억 원과 5천5백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술에 만취된 상태에서 수면제를 복용해 숨진 것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 사망원인은 알코올과 수면제 성분 간의 상승 작용으로 말미암은 것이지 지병인 심혈관계 질환과는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부인 전 씨가 지난해 10월 혈중 알코올 농도 0.34%인 상태에서 수면제를 복용해 급성 주정중독으로 사망했다며, 보험사에 사망보험금 등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지난 1월 소송을 냈습니다.

MBN뉴스 박대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