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오락가락 증시에도 1조 몰렸다...안정수익 혼합펀드 인기
입력 2021-02-28 17:14  | 수정 2021-03-01 10:40
올 들어 증시 혼조세가 두드러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혼합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혼합형 펀드에는 최근 1개월 새 자금 1조95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 1월 국내 혼합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총 372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자금 유입세가 3배 가까이 빨라졌다. 최근 한 달 사이 갑작스럽게 혼합형 펀드로 자금이 집중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주요국의 재정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으로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몰린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안정성을 내세우는 국내 혼합형 펀드에서는 총 1조4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올 들어 특히 자금이 몰린 곳은 채권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채권 혼합형 펀드다. 채권 비중이 높은 채권 혼합형 펀드에는 한 달 새 약 8200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하락장에서도 손실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모주나 우량주만을 주식 비중으로 가져가는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우선 '이기는 투자'로 알려진 공모주 펀드에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 채권 혼합형 펀드로 설정돼 평소에는 채권을 주로 담아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고 공모에 참여해 '알파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카카오뱅크, 크래프톤과 함께 올해 기업공개(IPO) 기대주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3월 청약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 KTB공모주10 펀드에 한 달 새 1363억원이 몰리는 등 채권 혼합형 펀드에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채권 혼합형으로 분류되는 공모주 펀드에는 자금 총 4660억원이 몰렸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에만 투자하는 채권 혼합형 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삼성전자알파펀드에는 최근 1개월 새 700억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교보악사삼성전자투게더 펀드에도 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신한삼성전자알파펀드는 주식 관련 자산을 오직 삼성전자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 외 비중은 모두 국공채, A- 이상 회사채 등 채권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이 펀드는 이해하기 쉬운 운용 전략과 시장 상황에 따른 탄력적인 주식 비중 조절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민에게 가장 잘 알려진 우량주 삼성전자에만 투자해 증시 변동에 따른 불안감을 줄인 것이 핵심이다. 또 거시경제 환경과 종목에 대한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조절해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할 때도 손실 폭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최근 단기적인 금리 급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작년보다 주식 투자에서 기대수익률을 낮게 잡고 우량한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삼성전자알파펀드는 국내 최고 우량기업인 삼성전자에만 투자하고 있고, 70% 이상 비중을 듀레이션이 낮은 채권과 유동성 자산에 투자하고 있어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구간에 투자하기 좋은 펀드"라며 "작년 코로나19 초기 폭락 시기에도 삼성전자 비중을 낮게 가져가 손실률이 낮았기 때문에 증시 급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올해도 꾸준히 펀드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안감이 퍼지면서 섹터펀드를 제외한 주식형 펀드에서는 유출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장기 성장성이 탄탄한 2차전지, 정보기술(IT) 등 특정 섹터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개월 새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인덱스 섹터펀드, 액티브 섹터펀드를 제외한 전 섹터에서 자금이 순유출된 바 있다.
■ <용어 설명>
혼합형 펀드 : 주식과 채권 비중이 모두 60% 미만인 펀드로 자산 배분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한다. 채권 투자 비중이 높으면 채권 혼합형으로, 주식 투자 비중이 높으면 주식 혼합형으로 구분한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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