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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교정 고진영 vs 체력 키운 김세영…'골프퀸' 경쟁 스타트
입력 2021-02-24 18:46  | 수정 2021-03-03 19:08

지난 동계 훈련 때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은 스윙에 공을 들였다. 지난 해 새로운 스윙 코치와 함께 바꾸기 시작한 스윙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노력했다. 롱런하기 위해서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윙을 장착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고진영이 스윙 교정에 힘을 쓰는 동안 세계 2위 김세영(28)은 반대로 체력을 기르는 데 몰두했다. 골프채를 잡지 않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체력을 키우면서 필라테스와 요가도 병행했다. 1년 내내 지치지 않고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려면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골프팬들은 고진영만큼 완벽한 스윙을 가진 선수도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체력에 관한한 김세영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선수는 오히려 자신들의 장기를 더 완벽하게 만드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스윙 교정을 마친 고진영과 체력을 키운 김세영이 '골프퀸 경쟁'에 돌입한다. 2021년 첫 대결의 무대는 25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게인브리지 LPGA(총상금 200만 달러)다. 2021시즌 LPGA 투어 두 번째 대회지만 고진영과 김세영 둘 다 시즌 개막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둘에게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물론 둘 다 "그렇지는 않다"며 답을 피해갔다.
고진영은 "골프는 개인 운동이다. 다른 선수에 경쟁의식을 갖는 것 보다는 내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만약 다른 선수가 더 좋은 경기를 하면 우승은 그 선수의 몫이고, 반대로 내가 더 잘하면 내가 이기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세영도 경쟁 보다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세영은 "둘 다 경쟁을 즐기는 편이고 서로 이긴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고진영에게 배우는 것이 많고, 고진영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시즌 목표에 대해 고진영은 "개인적으로 설정해두기는 했지만 아직 공개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고 김세영은 "3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두 선수는 'LPGA 아이언 퀸' 경쟁도 이어간다. 최근 3년 동안 그린적중률 1위 자리는 두 선수가 나눠 가졌다. 2018년과 2019년은 고진영이 1위였고, 지난 해에는 김세영이 1위 바통을 이어 받았다. 지난 해의 경우 고진영은 대회 출전 횟수 미달로 통계 자체가 잡히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샷 감각이 최고조에 달한 올해, 진정한 '아이언 퀸' 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다.
고진영은 한국 여자골퍼 사상 처음으로 LPGA 상금왕 3연패에도 도전한다. 지난 해 상금왕 고진영은 2019년에도 상금왕에 올랐다. 2000년대 LPGA 무대에서 3년 이상 연속으로 상금왕에 오른 선수는 안니카 소렌스탐(2001~2005년)과 로레나 오초아(2006~2008년) 두 명뿐이다.
이번 대회는 특히 영원한 '골프 여제' 소렌스탐(51·스웨덴)이 출전하는 무대라 골프퀸 경쟁을 벌이는 둘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다. 두 선수 모두 "(소렌스탐과) 함께 경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3위 박인비는 참가 하지 않지만 박성현(28), 전인지(27), 이정은(25) 등 한국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대회 주최측이 발표한 1라운드 조편성에서 고진영은 스테이시 루이스, 제시카 코르다(이상 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한다. 김세영은 이정은, 찰리 헐(잉글랜드)과 같은 조로 묶였다. 2008년 은퇴 후 13년만에 처음으로 선수 자격으로 대회에 나온 소렌스탐은 같은 스웨덴 선수들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마들렌 삭스트롬과 1라운드를 치른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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