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디지털 콘텐츠 시대, 제작자 고충은?…"포맷 무의미해졌다"
입력 2021-02-24 14:43 
'MBN Y 포럼 2021'의 와이쇼 세션에서 연사로 나선 임태진 제일기획 제작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사진 = MBN

유튜브와 SNS의 부흥으로 과거와 달리 대중이 콘텐츠의 소비자이자 제작자가 된 시대, 광고 제작자와 같은 전통적 콘텐츠 생산자들은 달라진 환경 속에서 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MBN Y 포럼 2021'의 '와이쇼' 세션 연사로 나선 임태진 제일기획 제작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광고는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로 "유행도 포맷도 너무 빨리 변한다"고 했습니다. 광고의 경우 과거에는 15~30초라는 포맷은 오랫동안 지켜져 왔지만, 미디어가 다양화되면서 포맷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토로했습니다.

임 디렉터는 "과거에는 TV광고 몇 편, 인쇄 몇 편으로 정해져 있었다면 지금은 TV냐 디지털이냐의 구분이 없어졌다"면서 "(제작 요구가)이런 메시지를 전달해주세요이고 플랫폼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령, 영상물을 제작할 때의 화면 비율도 송출할 매체에 맞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튜브의 경우 16:9, SNS는 1:1, 편의점이나 엘리베이터 등은 9:16의 세 가지 포맷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제작 과정은 세분화되고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어 "제작하는 기간도 예전에는 제안을 받고 아이디어를 내고 촬영 편집하는 기간이 한 달 정도였는데 요즘은 빠른 경우 일주일 단위"라고 밝혔습니다.

콘텐츠의 범위도 폭 넓게 정의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디렉터는 "제가 정의한 콘텐츠는 한 줄의 텍스트여도 되는 것 같다"면서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던질 수 있는 것이면 그것을 콘텐츠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음식 배달앱 리뷰의 사례를 들어 "재미있게 본 것이 개인이 캐릭터를 만든 것 중에 '맛있으면 짖는 강아지'가 있다"며 "그것도 콘텐츠"라고 밝혔습니다. '맛있으면 짖는 강아지'는 배달음식 리뷰에 '멍멍'이나 '왈왈'이라는 글을 써 많고 적음에 따라 만족도를 나타낸 사례를 말합니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임 디렉터는 "예전에는 콘텐츠가 영상을 편집할 수 있거나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특정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었다면 요즘 시대는 누구든(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와이쇼'의 또다른 연사인 노가영 '콘텐츠가 전부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콘텐츠의 본질을 끄집어내 보자면 콘텐츠는 인간 본성"이라면서 "인간은 호모 내러티브쿠스"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유일하게 콘텐츠로 사물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이라며 "이런 인간의 본질이 전 세계적으로 수천조 원 규모인 콘텐츠 산업의 실체"라고 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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