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 대사관 세워주면 백신 줄게
입력 2021-02-24 12:08  | 수정 2021-03-03 12:38

이미 전국민의 약 절반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이 남는 백신을 다른 국가에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국가들에게 백신 공급을 약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과 백신을 요청한 일부 국가에 남는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현 보유량 가운데 상징적인 물량을 팔레스타인과 다른 백신 요청 국가에 보낼 예정"이라며 "수천 회 분량의 백신은 이미 라말라(요르단강 서안)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미 화이자에게 접종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대가로 코로나19 백신을 조기 확보해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현재 전 국민(약 930만명)의 약 48%에 달하는 446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약 33%에 해당하는 307만명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예루살렘에 대사관 설치 의향을 보였던 온두라스, 칠레, 과테말라가 이스라엘의 남는 백신을 가져갈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온두라스가 이스라엘의 백신 제공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도 온두라스에서 온 비행기가 백신을 실어 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영 방송 KAN은 체코, 과테말라도 이스라엘의 백신 제공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백신 제공은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온두라스, 체코, 과테말라 모두 과거 미 도널드 트럼프 정부 당시 예루살렘에 대사관 이전을 검토했던 국가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대사관을 이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백신을 최근 외교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일 이스라엘이 오랜 적국인 시리아에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을 비밀리에 대신 사주는 대가로 시리아에 억류된 이스라엘 수감자들을 돌려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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