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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Y포럼 2021] 이적 "취향과 의견 존중받아야 마땅…다름을 믿어봐"
입력 2021-02-24 09:02 
가수 이적이 MBN Y포럼 오프닝을 열었다. 사진|MBN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가수 이적이 2030 젊은 세대들에게 "너의 다름을 믿어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MBN Y포럼 2021'이 24일 오전 개막, 전 일정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올해로 11주년을 맞는 MBN Y 포럼의 주제는 '너를 믿어봐!(It's YOU!)'로, 각 분야 연사들의 강연을 통해 2030 젊은 세대의 고민 해결에 도움을 주고, 꿈에 영감을 불어넣고, 도전에 대한 용기를 북돋워 주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프닝 스피치를 맡은 이적은 "오프닝 스피치 주제를 ‘너를 믿어봐로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저는 그걸 조금 더 구체적으로, ‘너의 다름을 믿어봐라는 얘기로 풀어볼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적은 "우리는 제각기 다르다. 외모도 성격도 재능도 취향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특히 저보다 윗세대들은 그 다름을 거세당하고 획일적인 가치에 의해서 줄 세워져 판단당하는 삶을 살아왔다. 학업, 진로, 취업, 결혼, 출산, 자녀교육, 재산증식, 노후생활까지 삶의 행로 모든 부분에서 남들의 눈을 의식하고 남들이 인정하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 허덕허덕 좇아가는 인생에 익숙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런 숨 막히는 삶의 방식에 언젠가부터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의 2030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에 대해 물으면 이전 세대와는 사뭇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세상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데 다른 부분에서도 그럴까. 세대를 막론하고 주식과 부동산에 올인하는 현상을 바라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고 변화를 짚었다.
그는 "우리는 제각기 다르다.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다른 만큼 놀라울 정도로 서로 다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혹시 음악을 좋아하지만 음원차트 상위권 노래만 듣진 않나. 음악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이미 시장이 검증한 노래를 듣는 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매대에 가서 책을 고르시진 않나. 대형서점에 가득 찬 책들을 언제 다 들춰보냐며 시간을 탓하실지 모르겠다. 옷 가게에 가면 점원에게 ‘요즘 어떤 게 제일 잘 나가냐?고 묻진 않나. 패션센스엔 자신 없는데 유행에 뒤쳐졌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씀하실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그 결과로 우린 어떤 삶을 살고 있나. 모두 비슷한 노래를 듣고, 비슷한 책을 읽으며, 비슷한 옷을 입고 거리를 걷는다. 우린 정말 제각기 다른 것이 맞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또 "진로를 비롯하여 삶의 방식에 대한 결정에 있어선 더 망설인다. 내가 세상을 잘 모르니 다른 이들의 의견을 따르는 게 그나마 안전해 보인다. 옷을 고를 때와 똑같다. 돌리지 않고 얘기한다면, 자신의 취향과 의견에 자신이 없는 거다. 그래서 남들을 따라가면 중간이라도 가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다. 나의 개성을 존중받고 싶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 개성을 숨기고 누른다. 그러면서 서로 눈치를 보게 하는 한국의 현실에 대해 개탄한다"고 했다.
이적은 "맞는 말씀이다. 농경사회, 유교사회의 잔재가 아직 남아 집단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전 세계가 한치 앞도 알기 힘든 격변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 자신이 스스로 변화할 방법은 없는 걸까"라고 말했다.
이적은 "우린 제각기 다르다. 그 다름을 믿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다른 취향과 의견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름을 부정하는 억압이 내면화된 결과로, 조금만 남들과 달라도 왠지 불안해져 지레 대세에 편승하는 우리 자신 또한 변화해야 한다. 우리의 취향과 의견은 더욱 세분화하고 정밀해져서 '정말 까탈스러우시네' '중뿔나게 일일이 자기 생각이 있으시냐'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꾸로 타인의 다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더라도 존중해야 한다. 누군가 다르다는 이유로 억압받고 돌팔매질 당한다면, 그의 취향과 의견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 ‘다름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연대하고 함께 싸워줘야한다. 그래야 우리가 그토록 답답해하는 ‘꼰대들의 사회, ‘타인의 인생에 무례하게 훈수 두는 사회, ‘한 줄로 세워져 죽을 때까지 경쟁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진정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다양한 삶의 방식을 자신 있게 선택해 살아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어쩌면 이것이 제가 26년 전 데뷔앨범에 수록했던 '왼손잡이'라는 노래에서부터 최근 발표한 '돌팔매'라는 노래에까지 줄기차게 담아왔던 이야기일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적은 마지막으로 "나의 다름을 믿자. 당당히 주장하자.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서로 말해주자. 세상은 조금씩 변화해 갈 거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MBN Y 포럼 2021'은 개막쇼, 청년들의 도전 이야기인 두드림쇼, 궁금증 해결 세션인 와이쇼, 고민 상담 시간인 복세힘살쇼-영웅쇼 세션 순서로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올해 개막쇼의 오프닝 스피치 연사로는 가수 이적이 함께한다. '꿈은 멈추지 않는다'를 주제로 한 두드림쇼에는 이슬아 헤엄 출판사 대표 겸 작가, 김태용 EO 스튜디오 대표,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가 연사로 참여한다.
'취향존중'을 주제로 한 와이쇼에서는 민용준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임태진 제일기획 제작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노가영 '유튜브 온리' '콘텐츠가 전부다' 저자의 강연이 이어진다.
'복잡한 세상 힘내서 살자'는 복세힘살쇼는 황광희가 MC를 맡고, 작가겸 방송인 곽정은 헤르츠컴퍼니 대표, 장재열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대표,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이 강연한다.
영웅쇼는 2030 세대가 뽑은 글로벌 공공, 경제, 문화·예술, 스포츠 등 분야별 영웅이 나와 자신을 믿고 도전해 성공한 이야기를 청년들에게 전한다. 방송인 오상진, 최은경이 MC를 맡고,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김동현 종합격투기선수 겸 방송인, 손연재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 겸 리프 스튜디오 대표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특별 공연이 펼쳐진다. 이날 오전에는 차유나, 오후에는 정아영 MBN 아나운서가 MC를 맡아 깔끔한 진행을 보여준다.
‘MBN Y 포럼 2021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증이 지속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에 따라 관중이 없는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무관중 행사였지만 방역은 철저하게 진행됐다. 행사장 내에는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출입을 금했고, 방역 게이트 등 방역은 철저하게 진행됐다.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두 번에 걸쳐 행사장 내 방역을 실시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진행돼 무관중이지만 구급차를 대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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