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내 첫 백신 접종 D-3…정치권 '1호 접종' 공방만
입력 2021-02-23 17:44  | 수정 2021-05-24 18:05


사흘 뒤 시작되는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오늘(23일)도 '대통령 1호 접종'을 놓고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유치한 백신 정쟁이 부끄럽고 한심하다", "저급한 정치 행태"라는 말로 야권을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의학과 과학의 판단을 기초로 결정해야 할 백신 접종 순서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야당의 행태가 매우 유감스럽다"고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어제(22일) 당 지도부가 나서서 '국민 불안감 해소'를 이유로 대통령부터 접종 받으라고 압박한 데 이어 이날은 '백신 정쟁화'의 책임에서 여당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성일종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백신 수급 차질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물은 건데 (여당에서)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이냐 이런 얘기를 하는 건 굉장히 잘못됐다"며 "국민을 섬기는 게 아니라 대통령한테 아부하는 씁쓸한 정치행위를 하는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여야의 무익한 공방을 보다못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어제 브리핑에서 "백신은 순서에 맞춰 공정하게 접종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날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에도 불구, 이날 "제가 먼저 맞겠다"는 발언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대통령을 끌어들여 불안감에 접종하지 못하는 것처럼 정쟁화시켜선 안 된다"며 "그럼에도 끝내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라도 먼저 맞겠다"고 말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SNS를 통해 "꼭 대통령 1호 접종이 아니라도,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며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제가 제일 앞줄에 서겠다"고 했습니다.

모두 '국민 안심'을 앞세웠지만 여당은 대통령에 대한 공세 방어 차원에서, 야당은 백신을 둘러싼 국민 대다수의 불안을 기정사실화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솔선수범'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 박유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 shine@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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